(윤석열정부 1년)KT·포스코 반복된 수난사…전경련은 부활
외풍 못견딘 KT 구현모·윤경림…아직 못한 '경영 정상화'
아랍에미리트·스위스·일본에 이어 방미 경제사절단 제외
재계 중심 떠오른 전경련, 과거 '정경유착' 반복 우려도
2023-05-10 06:00:00 2023-05-10 11:04:23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윤석열 정부가 취임 1주년을 맞은 가운데, 정권교체 이후에도 KT(030200)포스코(005490)그룹 등 특정 대주주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들의 수난 시대가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박근혜 정권 때 정경유착으로 몰락했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다시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주요 주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대선 후보 시절 캠프에 소속된 인사가 전경련의 회장직무대행직을 맡고 나서부터입니다. 소유분산 기업뿐만 아니라 재벌그룹까지 관치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T는 구현모 KT 대표이사 연임 포기와 윤경림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대표 후보 자진 하차 등으로 불거진 관치 논란 이후 경영 정상화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박종욱 대표 직무대행으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한 KT는 오는 7월까지 새 대표이사 후보 추천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입니다. KT는 자체 태스크포스(TF)를 조직해 국민에게 신뢰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를 만들 작정이지만, 실제로 외풍 차단이 가능한 지는 두고봐야 할 문제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 정부, 노골적인 포스코 패싱
 
윤 정부의 소유분산기업 수술 다음 차례로 포스코가 지목됩니다. 우선 포스코는 윤 정부 패싱 논란을 받고 있습니다. 앞서 아랍에미리트(UAE)와 스위스, 일본 최근 미국 방문까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윤 대통령과 동행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 국빈 방문의 경우 10대 그룹 총수 가운데 최 회장은 유일하게 경제사절단에 없었습니다.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최 회장이 세계철강협회 회장으로서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세계철강협회 정기총회를 주관하고, 이후 유럽 지역 사업장 점검과 해외 고객사 미팅 일정 등에 따라 포스코는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 참가 신청을 하지 않았다"고 윤 대통령 패싱 의혹에 반박했습니다. 
 
이번 방미 주제는 첨단산업 분야인 데다가, 최 회장은 이차전지소재 사업 확장의 성과로 13년만에 롯데를 제치고 자산총액 기준 재계 5위로 포스코의 위상을 높인 바 있습니다. 심지어 현재 미국에서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을 점토에서 추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또, 앞서 윤 대통령의 방일 이전에도 포스코는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배상 문제 해법인 '제3자 변제' 방안에 호응하며, 40억원을 강제동원 피해자 재단에 기부했는데도 최 회장은 방일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해외 순방뿐만 아니라 대통령 신년인사회나 각종 경제 관련 행사에서도 최 회장은 제외된 바 있습니다.
  
포스코의 전임 회장들은 지난 2000년 민영화 이후 모두 임기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따라서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남겨둔 최 회장 역시 정치 외풍 대상으로 거론되는 겁니다. 
 
이같은 정부의 소유분산기업 관치에 대한 우려가 나옵니다. 위평량 경제사회연구소장은 "역대 정부와 마찬가지로 윤 정부도 KT, 포스코 경영진을 낙하산으로 인사를 하는데 어떤 경우라도 정부가 기업 경영 부분에 개입하면 안된다"며 "설령 할지라도 현재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혁할 수 있는 전문가일지라면 국민 일부가 수용할 수 있겠지만, 최근 관치 형태가 그럴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경련, 정경유착 반복 우려도  
 
과거 박 전 대통령 시절 해체 위기까지 쳐했던 전경련도 걱정이 제기됩니다. 전경련은 당시 청와대의 지시를 받아 기업들로부터 돈을 걷은 게 밝혀져 허창수 전 회장이 회원사들에 공개적으로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또 국정농단 사태와 함께 4대 그룹(삼성·현대차·SK·LG)이 탈퇴하면서 존립하기 힘들어집니다. 설상가상 문재인 정권에는 '전경련 패싱'까지 나타났습니다.
 
그러다가 전경련은 다시 재계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지난 대선 윤 캠프에 합류한 김병준 씨가 미래발전위원장 겸 회장직무대행을 담당한 뒤입니다. 전경련은 윤 대통령 방일 당시 일본 경제계와 교류 창구 역할을 했고,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을 소집하는 주요 역할을 맡았습니다. 
 
정경련이 정부와 가까워 질 수록 과거처럼 정경유착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이미 떠난 4대 그룹은 현재 전경련에 복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경련에 대한 개혁이 있었는 지, 판단이 아직 서지 않았다는 관측입니다.
 
포스코그룹 회장이 지난달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포스코인터 통합 비전 선포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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