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허지은 기자] 업계 2위의 생명보험사
한화생명(088350)의 자회사 GA(법인보험대리점)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GA 추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대형 보험사들이 자회사 GA가 만성 적자인 상황에서도 무리하게 몸집 불리기를 시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출혈 경쟁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현재 추가 GA 인수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인수 대상 GA나 인수 시기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여러 GA를 대상으로 인수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리더스에셋어드바이저 등 몇몇 업체가 인수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지만, 아직까지 특정업체에 대한 인수 여부는 확정된 것이 없다"고 전했습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향후 인수에 나설 GA는 피플라이프 못지 않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최소 중형급 이상의 GA를 인수할 것"이라며 "설계사 1인당 생산성 등을 보고 인수를 결정하게 될 텐데, GA는 보통 일정 정도 이상의 규모인 곳이 생산성이 높은 편"이라고 전했습니다.
올해 1월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대형 GA 중 하나였던 피플라이프 인수를 완료했습니다. 피플라이프의 당시 규모는 업계 6위 수준이었습니다. 이로써 한화생명은 한화생명금융서비스, 한화라이프랩, 피플라이프라는 대형 3개 GA 조직을 거느리게 됐습니다.
지난해 12월 기준 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금융서비스·한화라이프랩·피플라이프의 설계사 수는 2만5150명입니다. 이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설계사 규모만으로도 GA업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다만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여전히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당기순손실은 480억원으로 적자였습니다. 전속 설계사 수를 늘리며 매출은 전년 대비 175%나 늘었지만 적자를 막는 데는 실패한 겁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피플라이프를 인수하는 데 약 2500억원 내외를 지출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만약 피플라이프 인수 비용을 대기 위한 지출이 없었다면 적자 탈출도 가능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화생명은 당분간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증자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인수를 거듭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의미입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몇몇 GA 업체들이 한화생명과 삼성생명의 판매자회사로부터 얼마의 인수제안을 받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다닐 정도로 상위 생명보험사의 GA 규모 확충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화생명금융서비스의 규모는 GA업계 중 1위이지만,
삼성생명(032830)의 경우 전속설계사만 2만3000여명에 달합니다. 삼성생명의 판매자회사 삼성생명금융서비스보험대리점의 설계사는 1893명인데요. 본사와 자회사 전체 설계사 수는 두 회사가 비슷한 수준입니다.
보험업계 일각에서는 GA 조직 확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인데 무리해서 몸집을 키운다는 것은 재정 악화 위험을 키우고 있는 것"이라며 "모회사의 판매채널을 키우기 위해 자회사의 재정을 출혈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습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전속설계사 중심이었던 보험시장이 이제 GA 설계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어 GA채널 성장을 위해 많은 GA들이 통합에 나서고 있다"며 "GA업계 상황에 따라 시장 확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구사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한화생명 63빌딩 전경. (사진 = 한화생명)
허지은 기자 hj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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