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연 기자] 은행 대출 연체율이 빠르게 오르면서 대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가계 신용대출 연체율이 늘면서 국내은행 연체율은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에 달했습니다.
금융감독원 25일 발표한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국내은행 원화대출 연체율은 0.36%로 한 달(0.31%)전과 비교해 0.05%p 올랐습니다. 1년새 0.11%p나 상승하며 지난 2020년 8월(0.38%)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원화대출 연체율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연체율이란 전체 원화 대출 중 한 달 이상 원리금을 연체한 대출의 비율로, 전체 대출 중 한 달 이상 연체가 발생한 대출이 0.36%라는 의미입니다.
이달 새로 발생한 연체액은 1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과 유사한 수준이었지만 신규 연체율은 0.09%로 1년전(0.05%)보다 0.04%p 증가했습니다. 경기 둔화에 급격한 기준금리 상승으로 연체율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정리된 연체채권 규모도 8000억원으로 전달보다 2000억원 많아졌습니다.
가계와 기업대출 연체율은 모두 늘었습니다. 지난 1월말보다 각각 0..04%p, 0.05%p 상승한 0.32%, 0.39%를 기록한겁니다.
특히 가계대출에선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신용대출 연체율이 한달새 0.09%p 상승해 0.64%를 나타냈습니다. 이는 3년만에 최고치로 1년전(0.37%)보다 0.27%p나 상승한 수치로 모든 부문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컸습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0%로 한 달전(0.18%)보다 0.02%p 올랐고 1년 전(0.11%)보다는 0.09%p 높아졌습니다.
기업대출 부문에선 중소법인과 중소기업 연체율이 높은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코로나19사태 당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지원을 지속한 덕에 연체율이 낮아졌지만 다시 상승하고 있는 모습인데요,
중소법인대출 연체율은 1달 전보다 0.08%p오른 0.52%를 기록했고 중소기업대출은 0.47%로 같은 기간 0.08%p 상승했습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39%)은 같은 기간 0.06%p늘어났고 대기업대출은 1월과 유사한 수준인 0.09%로 집계됐습니다. 이를 모두 합한 기업대출 연체율은 1달전보다 0.05%p오른 0.39%를 나타냈습니다.
코로나19 당시 대출만기 연장, 상환유예 조치 등 금융지원 덕에 한동안 연체율이 낮아졌지만 최근 들어 연체율이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대출 부실화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현재 연체율이 0.3%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부채 상환 능력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에서는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더 쌓으라고 유도하고 있습니다. 각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은 1분기 실적에 반영할 충당금을 당초 계획보다 크게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주요 금융지주 중 1분기 실적을 가장 먼저 발표한
우리금융지주(316140)의 경우 대손비용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가량 더 쌓았습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창구 모습. (사진=뉴시스)
김보연 기자 boyeo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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