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 서슬 퍼런 군부독재 시절로 회귀한 걸까요. 어두운 시대의 망령이 되살아났습니다. 극단적 배제와 혐오의 소아병적인 행태만 남았습니다. 무엇을 원하는 걸까요. 권위주의 시대의 일상화를 꿈꾸는 걸까요. 2023년 윤석열정부의 '언론 통제'가 낳은 촌극입니다.
지난 1년 '고소·고발·압수수색'만 횡행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슬로건 '국민이 키운 윤석열, 내일을 바꾸는 대통령'은 없었습니다. '고소·고발이 키운 윤석열, 과거로 돌아간 대통령'만 있었습니다.
10주째 출입 봉쇄당한 본지 대통령실 기자
네, 그렇습니다. 무속인 천공의 대통령실 관저 개입 의혹을 제기한 본지 기자 3명도 지난 2월 3일 고발당했습니다. 고발 주체는 대통령실. 그런데 말입니다. 국가권력기관은 훼손당할 명예가 없습니다. 특정 소송사건에서 명예훼손의 '당사자적격'을 갖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고소·고발 남용이 대선후보 시절 자유와 공정을 외친 윤 대통령의 뜻이라고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참모진의 과잉 충성입니까. 그래도 미필적 고의 책임은 면할 수 없지요. 언론 입막음을 방기한 윤 대통령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빗대 비판한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엄석대와 무엇이 다른지요.
고발 정권에 맞서 저도 고발하겠습니다. 통상적인 사법 절차인 고발 대신 '여론재판'을 신청합니다. 고발 취지는 '대통령실의 직권남용'입니다. 고발범죄 사실은 다음과 같습니다. 본지 대통령실 출입기자는 지난 2월 9일 대통령실 등록을 위한 서류절차를 '최종 마무리'했습니다. '1차 서류 제출(1월 26일)→재직증명서 재직 기간과 신원진술서(언론사 경력 추가) 수정 제출(1월 31일)'까지 포함하면 약 10주째 출입을 봉쇄당한 셈입니다.
윤석열정부,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됩니까
단도직입적으로 묻겠습니다. 무속인 천공에 대한 의혹 제기 때문입니까. 본지 대통령실 출입 기자의 1차 서류 제출 이후 변수는 지난 2월 2일자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 "남영신 육참총장 '천공·김용현, 공관 둘러봤다' 말했다">를 비롯한 몇 건의 천공 의혹에 대한 단독 기사뿐입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 경호처에서 신원 조회 중"이라는 말만 반복합니다. 본지는 대통령실 신규 등록사가 아닙니다. 출입기자 교체 건에 불과합니다. 여권 관계자로부터 "고발당한 기자 대신 다른 기자로 대체하면 어떻겠냐"는 제안까지 받았습니다. 청와대 출입기자 운영규칙 어디에도 언론사 출입을 막을 근거는 없습니다.
대통령실의 행태를 보고 있노라면 절대 가볍지 않습니다. 천공 의혹 제기가 '황당무계하다고요?' 별건인 언론사의 의혹 제기와 출입처 문제를 연결 짓는 대통령실의 행태가 황당무계합니다. 별건 수사는 '권한남용 금지 원칙'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법으로 보지 않습니까. 별건 수사야말로 사실상의 보복이자 원한 수사라는 게 다수설이 아닌지요. 검사 때의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대통령실까지 끌고 왔습니까.
이것이 윤석열정부가 부르짖던 자유의 가치입니까. 이 정도 수준밖에 안 됩니까. 대통령실 출입 여부, 그거 대통령 참모진과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소유물이 아닙니다. 대통령의 것도 아닙니다. 이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이 쥐여준 겁니다. 권력에 대한 감시와 견제권 자체가 국민의 피로 일궈낸 민주주의 유산이 아닌지요. 착각하지 마십시오. 언론에 재갈을 물리기 위한 수단이 아닙니다. 자유·공정 자리에 공포를 심는 윤석열식 정치. 이쯤에서 저열한 촌극을 멈추십시오. 추락하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최신형 정치부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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