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유럽이 곳곳에서 발생 중인 대규모 파업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독일은 각각 연금개혁과 임금 협상을 내걸며 수십년 만에 최대 규모로 시위가 일고 있는 겁니다. 아울러 각국 주요 항만 노동자들까지 파업에 동참하면서 글로벌 해운선사 선박이 계류하는 상황까지 발생한 가운데, 유럽 지역이 주력 노선인
HMM(011200)의 해운 상황에 어떤 영향이 있을 지 주목됩니다.
29일 해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프랑스에선 지난 28일(현지시간) 연금개혁 반대 10차 시위와 파업이 이어졌습니다. 이날 시위에는 74만명(프랑스 내무부 추산)이 모였습니다. 지난 1월부터 시위를 조직해온 프랑스 주요노동조합 노동총동맹(CGT)은 200만명이 집결했다고 전했습니다. 지난 23일 진행된 9차 시위에는 내무부 추산 108만명, CGT 추산 350만명이 참여했습니다.
독일 노조 역시 높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최대 규모 노조 파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파업엔 독일에서 두 번째로 큰 공공서비스노조 베르디(Ver.di)와 운송 부문 철도교통노조(EVG)를 중심으로 벌어진 24시간 전면 파업입니다. 28일 자정을 기점으로 파업이 끝나고 오전부터 장거리 열차, 항공 운행이 서서히 재개됐습니다. 다만, 29일까지 진행되는 임금협상에서 사측과 노조측이 협상 타결에 실패할 경우 추가 파업이 나타날 위험이 있습니다.
지난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연금 개혁 반대 시위대가 행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기에 주요 항구 노동자들도 파업에 동참하면서 해상 물류 흐름도 차질이 생겼습니다. 특히 프랑스 항만 노동자 파업으로 르아브르항에 접안을 시도하는 선박들이 인근 해안에서 장기 계류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선박이 항만이 아닌 바다에서 정지하면 가라앉을 위험이 있어 입항이 가능해지기 전까지 주변을 계속 도는 겁니다.
독일 주요 항만인 함부르크항도 지난 22일부터 이번 파업으로 공지가 있을 때까지 대형 선박의 입출항을 막았습니다. 현재 진행중인 임금협상 결과에 따라 몇주 안에 추가 파업도 발생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입출항이 막혀 함부르크항 근처에는 중국 해운사 코스코(COSCO)를 비롯한 글로벌 해운사들의 3만TEU급(1TEU는 길이 6m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18척의 입항대기 현상도 발생했습니다.
글로벌 해운업계가 파업에 따른 공급망 이슈가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유럽, 중동, 남미를 주력 노선으로 운항하는 HMM에는 아직까지 별다른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각국의 여러 항만에는 선사 마다 사용하는 터미널이 정해져 있는데 HMM이 계약한 독일, 프랑스 항만 터미널에는 파업이슈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HMM 관계자는 "항만 안에도 터미널이 여러개 있는데 터미널 별 상황은 다를 수 있다"며 "항만 내 각 터미널 별로 선사가 계약을 하는데 현재 파업으로 입출항이 금지됐던 독일과 프랑스 항만의 경우 HMM이 기항하는 터미널에는 별다른 이슈가 없다"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향후 프랑스와 독일 시위와 파업 규모가 점차 커져 HMM이 계약된 터미널까지 영향을 받을 경우, 선박 계류 등 선박운항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HMM 컨테이너선 모습. (사진=HMM)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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