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과 시민단체가 서울광장에 기습 설치한 분향소 철거 예정일을 하루 앞두고 기존에 남아있던 녹사평역 지상 분향소를 서울광장 분향소와 통합했습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1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분향소 이전 통합계획을 밝혔습니다.
1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유가족이 희생자들의 영정을 어루만지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가족 "서울광장 분향소 반드시 지켜내겠다"
서채완 대책위 공동상황실장은 “참사 책임자인 서울시는 내일 기억과 추모를 위해 설치한 분향소를 철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며 “내일(15일) 우리의 기억과 추모를 지우려는 서울시 행정대집행이 예고돼 있다. 시민 여러분이 함께 지켜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이태원 참사와 같은 사회적 참사에 있어 희생자를 기억하고 추모하는 건 국제인권기준이 보장하는 피해자 권리”라며 “유엔 진실·정의·배상·재발 방지 특별보고관은 피해자 관점을 반영한 추모의 의무를 인정했다. 희생자 159명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절대적인 의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가족 측은 “우리는 159명 희생자들을 온전히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서울광장 시민분향소를 굳건히 지키려 한다”며 녹사평역 지상 분향소를 통합해 서울광장 분향소를 지켜내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이종철 협의회 대표는 “오늘 녹사평 분향소를 정리한다. 시청 분향소로 이전 통합해 시민들과 함께 온전한 추모를 할 것”이라면서 “이제는 서울시와 대화를 중단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하겠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지 말고 자신 있게 받아들여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1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사평역 분향소의 서울광장 분향소로 이전·통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녹사평역 지상에 2개월간 운영, 상인 불만 누적돼 철거 불가피
녹사평역 분향소는 지난해 12월14일부터 2개월간 임시로 운영됐습니다. 대책회의와 이태원 상인들은 이태원역 1번출구 앞 공간을 ‘안전과 기억의 거리’로 만들기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장하림 이태원 상인 통합대책위원장도 “분향소 이전 통합 결단에 감사하다”며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안전과 기억의 거리로 조성하기 위한 협약을 이행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당초 유가족 측은 녹사평역 지상 분향소의 경우 인근 상인들의 불만이 누적됐으며, 인근 유동인구가 적어 광화문광장에 새 분향소를 차리고 싶다는 의사를 서울시에 전달한 바 있습니다.
이날 녹사평역 분향소가 통합되면서 이태원 참사 관련 분향소는 유가족 측이 설치한 서울광장 분향소가 유일합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가 14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사평역 분향소의 서울광장 분향소로 이전·통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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