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 효성 명예회장, 잇단 자사주 매입…승계 작업 본격화하나
1월 효성 주식 1만7550주 매입…11억6천만원
작년에도 150억 규모 효성 및 계열사 지분 매입
'책임경영' 의지, 후계 구도 지배력 강화 분석도
2023-01-16 08:00:00 2023-01-16 08: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조석래 효성(004800)그룹 명예회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그룹 지주회사인 효성 주식을 잇따라 매입하고 나섰습니다.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만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지난 3일부터 10일까지 효성 주식 1만7550주를 매입했습니다. 금액으로는 11억5700만원에 달합니다.
 
효성그룹 지배구조.(그래픽=뉴스토마토)
 
또 조 명예회장은 2~6일 효성화학(298000) 주식도 3480주 매입했는데 3억3700만원 수준입니다.
 
조 명예회장의 매입은 지난해부터 시작됐습니다. 조 명예회장은 지난해에만 효성 7만1110주, 효성첨단소재(298050) 6070주, 효성중공업(298040) 1만9380주, 효성티앤씨(298020) 2만5289주, 효성화학 1만8078주를 매입했습니다. 약 150억원 규모입니다.
 
조 명예회장의 자사주 매입은 오너 일가의 책임 경영 차원이라는 회사 측 입장인데요. 효성 주가는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효성 주가는 지난해 1월 8만원대에서 올해 1월 6만원대로 떨어졌습니다. 통상 오너기업은 주가가 크게 하락했을때 기업 가치 하락 및 경영권 방어, 오너의 지분율 확대를 위해 자사주를 사들입니다. 
 
하지만 재계에선 조 명예회장이 향후 그룹 경영에서 변수를 줄이기 위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과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옵니다. 
 
조 명예회장은 2017년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며 장남인 조현준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줬습니다. 이듬해 효성그룹은 효성을 지주회사로 두고 효성티앤씨, 효성첨단소재,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등 4개 사업부문을 인적 분할하는 형태로 지배구조를 개편했습니다. 이후 2021년 3남인 조현상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형제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데요. 
 
당분간 조현준·조현상→효성→계열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효성은 조 회장이 지분 21.94%를 지닌 최대주주고, 뒤이어 조 부회장이 21.42%를 갖고 있습니다. 조 명예회장도 9.85%의 지분을 갖고 있어 현재 조씨 일가가 보유 중인 효성 전체 지분만 60%에 달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죠.
 
변수는 조 명예회장의 보유 지분입니다. 조 명예회장은 효성 지분 외에 효성티앤씨 8.77%, 효성중공업 10.39%, 효성화학7.38%, 효성첨단소재 10.32% 등 계열사 지분도 대거 보유 중입니다.
 
조 회장과 조 부회장의 지분율 차이가 0.52%p에 불과한 만큼 조 명예회장이 지분을 조 회장과 조 부회장에게 균등하게 나눠 줄 것인지 아니면 한쪽에 더 많이 줄지가 관건입니다. 
 
이에 대한 재계의 시각은 엇갈립니다. 공동 경영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형제에게 동등하게 지분을 나눠줄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오너 일가에선 장자승계 원칙을 강조함에 따라 장남인 조 회장에게 지분을 몰아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재계 관계자는 "아직까지는 승계 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임에 따라 결국 조 명예회장이 보유한 효성그룹 지분 향방이 경영승계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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