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우주 개척에 대한 전 세계 민간 기업의 도전이 활발한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누리호 이후 시대'를 준비하는 데 전력을 쏟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세계 우주 산업 규모는 2040년까지 1400조원이 넘을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은 기존 우주 기술 선진국과 격차가 크다. 국내 우주 산업 규모는 2019년 기준 세계 시장의 1% 미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연구 인력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대비 5%, 우주 개발 예산은 미국 대비 1%에 불과하다.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우주 기술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국내 기업은 누리호 체계 종합 이전에 나선 한화가 대표적이다.
다누리 발사장 이송 전 최종 점검 모습.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는 지난해 12월 항우연으로부터 2860억원 규모의 '한국형 발사체(누리호) 고도화 사업 발사체 총괄 주관 제작' 사업을 수주했다.
이번 사업으로 한화에어로는 올해부터 2027년까지 4차례 누리호를 발사하며 우주 기술 검증, 지상 관측 등 다양한 미션을 수행할 실용위성을 궤도에 올릴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항우연의 누리호 체계 종합 기술과 발사 운용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한화에어로 측은 "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국내 유일 기업으로 향후 민간의 인공위성, 우주선, 각종 물자를 우주로 보내는 '우주 수송' 사업의 상업화에도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이번 사업의 의미를 설명했다.
앞서 한화는 지난 2021년 그룹 내 우주 사업 협의체 '스페이스허브'를 출범하고, 중장기적인 우주 탐사와 자원 확보를 목표로 투자해 왔다.
한화시스템(272210)은 2020년 역구위성 통신안테나 기업 페이저(현 한화 페이저)를 인수했다. 한화에어로는 국내 유일 인공위성 수출 기업
쎄트렉아이(099320) 지분 20%를 갖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지난해 한화디펜스 합병에 이어 올해 3월 한화방산도 합병하면서 발사체 역량을 다각화할 계획이다.
한화는 '위성 제작→발사 수송→위성 서비스'로 이어지는 가치 사슬을 만들고 우주 탐사 기술도 확보해 국내 최초 '우주 산업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12월27일 달 궤도 진입이 확인된 다누리에도 한화의 기술이 들어갔다. 이는 태양과 지구, 달 같은 주변 천체 중력을 최대한 이용해 연료 소모를 줄이는 '탄도형 달 전이 방식(BLT)' 기술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도 만만치 않은 역량으로 우주 산업을 키우고 있다. 누리호 체계 종합 기술 이전을 두고 한화에어로와 경쟁했던 KAI는 2014년부터 한국형 발사체 체계 총조립에 참여했다. 이후 2016년부터 누리호 1단 추진제탱크(산화제탱크·연료탱크) 제작을 맡았다. 이로써 우주발사체 체계 총조립과 1단 추진제 탱크 제작의 기술 자립 역량을 확보했다. 다누리 전력 공급을 위한 전력 조절 분배장치, 뼈대 구조체 개발 등에도 참여했다.
KAI는 위성체 개발과 제작, 가치 사슬 완성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특히 900조원 규모 위성 영상 서비스 진출을 위해 메이사(Meissa) 지분 참여는 물론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발사체 부분에 투자하기로 한 재원을 강점이 있는 위성 분야로 전환하고 집중적으로 투자해 차세대 성장 동력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지난해 민간 기업 최초로 국내 지구 관측용 상용위성 '세종 1호'를 쏘아올린 한컴인스페이스도 관심을 모은다. 한컴은 인공위성과 드론, 완성형 초고해상도 센서 기반으로 세계 유일 우주-항공-지상을 잇는 영상 데이터 서비스 벨트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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