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검찰 “에디슨 강영권 회장 등 쌍용차 인수 과정서 회생법원 기망”

“에디슨모터스, ‘허위 자금증빙 자료’ 제출…주간사·법원 속여 우협 선정”강 회장, CFO 등 압박해 에디슨모터스 액면가 부풀려 유상증자 진행공소장에 ‘에디슨모터스 특혜 의혹’ 관련 이상직 전 의원 언급은 없어수사 단계 참여했던 전직 합수단장·팀장 등 전관변호사들 대거 사임강 회장, '공판 변호인단' 재구성…부장판사 출신 김앤장 변호사들 투입

[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등이 쌍용자동차 인수 추진 과정에서 매각주간사와 서울회생법원을 기망했다는 내용이 검찰 공소장에 적시됐다.

 

강 회장 등은 지난해 9~10월 쌍용차 인수 가능 여부를 증명하기 위한 ‘자금증빙 자료’에 자산운용사 명의의 투자확약서(LOC)를 위조하거나 투자 의사 또는 능력이 전혀 없는 개인 또는 법인들의 잔고증명서 등을 편취 제출함으로써 키스톤PE 등 재무적 투자자들과 쌍용차, 법원을 순차 기망한 혐의(자금조달 공시 위계 등 자본시장법 위반)를 받는다.

 

함께 기소된 에디슨모터스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에너지솔루션즈(에디슨모터스의 모회사) CFO는 강 회장 지시에 따라 외부 자금조달 협상 업무와 에디슨EV(현 스마트솔루션즈) 유상증자,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을 통해 조달된 자금 관리, 집행 업무 등을 수행했다.

 

<뉴스토마토>가 28일 입수한 공소장에 따르면, 강 회장 등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매각 주간사 한영회계법인 요청에 따라 ‘자금증빙 자료’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에디슨모터스 명의 기업은행·경남은행 계좌 잔액증명서와 자산운용 투자확약서, 엔터테인먼트사 명의 주식잔고증명서, 타 법인 유가증권 잔고증명서 등을 제출했는데 서울회생법원은 일부 자료만 유효한 자금증빙으로 인정했다.

 

그런데 법원이 인정한 일부 자료마저도 키스톤PE, 대원지주회사 등을 속여 편취한 투자확약서, 잔액증명서 등으로 드러났다. 애초에 에디슨모터스는 쌍용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여력이 없었던 것이다.

 

검찰은 “키스톤PE 측이 (피고인들의) 기망 등 불법행위를 이유로 투자확약을 취소할 것이 예정됐던 상황이었다”며 “대원지주회사 측도 (피고인들에게) 쌍용차 인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최종 통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고인들은 지난해 9~10월 한영회계법인 측에 수회에 걸쳐 이 같은 허위의 자금증빙 자료를 제출하거나 허위로 소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한영회계법인 담당자들과 서울회생법원 담당 법관을 기망했다”며 “충분한 자금이 조달돼 있는 것처럼 허위 외관을 계속 작출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사정을 알지 못했던 법원은 지난해 10월 에디슨모터스를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에디슨모터스가 법원을 속여 쌍용차 회생절차 껍데기만 남게 만든 셈이다.

 

에디슨모터스는 올해 1월 10일 쌍용차와 본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인수자금이 조달되지 않아 잔금 납입 등 계약 이행이 불가능한 상황임에도 쌍용차 인수자금이 마련된 것처럼 가장해 본계약을 체결했다. 정상적으로 쌍용차 인수를 추진하며 신규 전기차 사업도 추진한다는 허위 내용을 공시해 에디슨EV 주가를 띄웠다.

 

검찰은 이를 통해 강 회장 등이 총 1621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로 인해 12만명이 넘는 소액투자자(에디슨EV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었다.

 

에디슨EV의 주요 공시 및 주가변동 현황. 출처=서울남부지검

 

또한 강 회장은 친인척을 에디슨모터스와 에디슨EV 등기임원으로 앉히고, 지난해 8월 말 ‘전기차 사업 확장’이라는 명목으로 에디슨모터스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에디슨EV로 이 회사 자금 300억원은 에디슨모터스 채무 변제에 쓰였다. 그러나 강 회장 등은 이를 숨기고 ‘전기차 사업’ 추진을 위해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것처럼 허위 공시했다.

 

이 과정에서 강 회장은 에디슨모터스 CFO와 에너지솔루션즈 CFO에게 주당 액면가(5000원)의 13~15배에 달하는 금액(에디슨모터스 주당 6만5000원 이상)으로 유상증자를 진행하도록 지시했다.

 

즉, 강 회장, CFO 등의 순차 공모로 에디슨모터스는 약 164억원(500억원–에디슨모터스의 공정 주식가치 336억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고, 에디슨EV는 그만큼의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공소장에 문재인 정부 시절 ‘에디슨모터스 특혜 의혹’ 관련 이상직 전 의원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은 2018년부터 지난해 3월까지 에디슨모터스에 총 129억원의 자금을 정책지원(성장공유형자금 70억원, 협동화자금 30억원, 스케일업금융 29억원)했다. 당시 중진공 이사장은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었다. 이에 여당은 에디슨모터스 사건 배후에 문재인 정권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밖에 수원여객 최대주주인 스트라이크캐피탈이 에디슨모터스로부터 투자금을 받는 조건으로 전기버스를 에디슨모터스에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됐지만 강 회장은 지난해 입장문을 내고 이 같은 의혹 모두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강 회장은 허위 정보를 공시해 주가를 띄운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22일 서울남부지법에서 첫 공판기일이 열렸다.

재판 단계로 넘어가자 강 회장은 변호인단 진용을 새로 꾸렸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소속 김상동(사법연수원 25기), 최영락(27기) 등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들을 선임했다. 김상동 변호사는 서울남부지법 부장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으며 최영락 변호사는 서울지법 남부지원(현 서울남부지법), 법원행정처 기획심의관 및 기획조정심의관, 서울고법 고법판사 등을 거쳐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 대구고법 판사로 일했다.

 

이전까지 수사 단계를 대응했던 김영기(30기) 전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장, 김영현(29기) 전 합수단 팀장 등 법무법인 화우 소속 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모두 사임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 (사진=에디슨모터스)

 

박효선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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