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수해 속 고객사 애로사항 조기 해결
'건설 중'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및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 납품 지연 막아
2022-12-28 16:23:50 2022-12-28 16:23:5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포스코(005490)가 포항제철소 침수라는 사상 초유의 위기 상황 속에서도 고객사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솔루션을 펼치며 ‘고객우선경영’으로 눈길을 끈다.
 
광양제철소를 활용해 신설 중인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공장에 들어가는 부품을 예정대로 남품하도록 했다. 또 정밀 재압연 기업에 스테인레스 재고를 긴급 공급하고, 해외에서도 수급해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로의 남품 지연도 막았다.
 
광양제철소 긴급 생산 전환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준공 지연 막아
 
포스코는 수해 복구 중 고객사들과 간담회를 진행하고, 고객사별로 수급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냈다. 해결책 중 하나는 포항에서 생산하던 제품을 광양에서 생산해 공급하는 것으로, 이를 위해 포스코는 ‘포항/광양 제철소 듀얼 생산체제 구축 TF’를 신설했다.
 
포스코 고객사 ‘서영산업’은 경기 평택에서 건설 중인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 ‘케이블트레이(전선 받침대)’를 납품하는 업체다. 케이블트레이를 제조하려면 부식에 강한 철인 포스코의 ‘포스맥’이 필요한데, 이를 생산하던 포항제철소가 침수되면서 서영산업은 더 이상 소재를 공급받을 수 없게 됐다.
 
서영산업 본사. (사진=포스코)
 
권오섭 서영산업 대표는 “포스맥은 포항제철소에서만 생산하는 특수한 철로 타사 제품으로 대체가 불가능하고, 납기 지연 시 국가 기간 사업인 반도체 공장의 준공까지 지연될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라 잠을 못 잘 정도로 힘들었다”고 당시 심정을 말했다.
 
이에 포스코는 마케팅, 연구소, 품질 부서 등 전사적 역량을 동원해 해결에 나섰다. 연구소 및 품질부서에서는 광양제철소 조업 조건을 최적화해 표면 색상차를 최소화했고 대체 생산 제품을 수차례 테스트한 뒤 내구성 등을 보증하는 별도의 품질 보증서를 발행했다. 마케팅에서는 고객사 등 여러 이해관계자와 품질 보증 범위를 조율하고 중소 고객사를 대신해 직접 발주처 및 감리사 등을 대상으로 광양제철소 전환 제품 신규 승인을 진행했다.
 
권 대표는 “반도체 공장 전체 규모로 보면 케이블트레이가 일부분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전기공사에 필수 소재인 케이블트레이는 공급되지 않으면 다음 공사가 진행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소재”라며 “다행히 포스코 도움으로 지난달 말 광양제철소 전환 제품의 공급 승인이 나서 예정대로 납품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영산업 케이블 트레이. (사진=포스코)
 
해외 생산법인을 통한 대체재 공급으로 글로벌 자동차사 공장 라인 중단 막아
 
또 다른 고객사 ‘코리녹스’는 포스코로부터 스테인리스를 구매해 고객이 원하는 두께, 폭 등 사이즈로 가공해 주로 유럽 등 자동차 부품사에 판매하는 정밀 재압연 업체다. 포항 냉천 범람으로 인한 포항제철소 침수로 코리녹스가 더 이상 포스코로부터 스테인리스를 구매할 수 없게 돼 유럽 등 자동차 부품사에 납기 지연이 불가피했다.
 
정기용 코리녹스 대표이사는 “납기 지연을 하게 되면, 글로벌 자동차사의 공장 라인이 멈출 수 있기 때문에 너무나 걱정이 컸다”며 “관련 서플라이 체인(공급망)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 처하고 결국에는 포스코의 신뢰도 또한 떨어트릴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당시 절박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코리녹스 본사 전경. (사진=포스코)
 
일반적으로 자동차 부품용 스테인리스 제품은 자동차사의 엄격한 소재 인증을 필요로 한다. 특히 코리녹스가 유럽의 자동차 부품사에 공급 중인 제품은 포스코 소재로 자동차사로부터 인증받아 다른 철강사 소재로는 사실상 대체가 불가능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그룹사를 포함해 시중 스테인리스 제품 재고를 전수조사하고 긴급 입수해 코리녹스에 공급함으로써 납기 지연을 방지했다. 또 기존에 확보한 재고로는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해외 스테인리스 생산법인을 통해 소재를 공급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해외 법인에서 대체 생산을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생산 경험이 없는 스테인리스 강종에 대해서 신규로 제품을 설계하고 시험 생산을 해야 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해외법인, 코리녹스와 긴밀히 소통해 마침내 해외 법인에서 생산된 스테인리스를 코리녹스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
 
코리녹스 작업 모습. (사진=포스코)
 
정 대표는 “포스코가 국내에서 재고를 확보해 발 빠르게 공급해주었고, 해외 생산법인을 활용해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응을 해준 덕분에 글로벌 자동차 부품사로의 납품 지연을 막을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포스코는 냉천 범람 직후 국내 고객사 피해 최소화와 국내 철강시장 안정화를 위해 포항제철소 제품을 구매하는 473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수급 이상 유무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서영산업과 코리녹스 등을 포함해 수급 문제 발생 우려가 있는 81개 고객사를 대상으로 일대일 조치계획을 수립 및 시행함으로써 고객사의 불안을 해소했으며, 이같은 노력은 현재 진행형이라는 설명이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