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SPC 매장 앞 시위 금지', '집회자유 침해 vs 업무 방해' 논란
법원, 매장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인용
"가맹점, 제품 판매하는 단순 거래업체"
"결정 이례적…표현의 자유란 본질 침해"
2022-10-22 06:00:00 2022-10-22 06: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평택 제빵공장에서 20대 노동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SPC그룹 제품에 대한 불매 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다.이에 대해 법원이 관련 브랜드 매장 앞에서 시위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리면서 판단이 합당한지에 대한 논란이 또 다시 일고 있다. 법조계 내에서도 이같은 법원의 판결이 마땅한 지,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민주노총 화섬식품 노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51부(재판장 전보성)는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과 배스킨라빈스·던킨을 운영하는 비알코리아, 이 브랜드들의 매장을 운영하는 가맹점주들(파리바게뜨 측)이 시민단체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과 노조 측을 상대로 제출한 영업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지난 19일 일부 인용 결정했다. 
 
이에 따라 노조와 공동행동 측은 가맹점주들의 매장 100m 이내에서 시위가 금지됐다. 법원이 가맹점 앞에서 쓸 수 없도록 한 문구는 △파렴치한 SPC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밀가루 대신 노동자를 갈아 만든 그 빵 △밥굶고 만드는 빵 등 59개의 문장이다. 이들은 이를 위반하면 1회당 100만원을 파리바게뜨 측에 지급해야 한다.  다만, 법원은 노동자의 처우에 직접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직영점의 경우 매장 앞 시위를 허용했다.
 
법원은 공동행동과 노조의 시위로 인해 파리바게뜨 측이 신용이나 명예가 훼손되고 매출이 감소되는 등 영업상 손실을 입게 될 상당한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인정했다. 
 
반면 공동행동과 노조 측은 법원의 판결이 집회·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지난 19일 성명서를 내고 "금지내용을 보면 총망라적이다. 이는 시민들과 조합원들에게 '입 닥쳐'라고 명령한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며 "가처분의 필수적 요건의 하나인 보전의 필요성으로 기업과 가맹점주들의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구체적으로 소명된 바가 없음에도 상상 속의 피해를 전제로 민주주의에서 최대한 보장되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국민의 기본권 행사를 봉쇄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선 법원 판결에 대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법무법인(유) '지평' 중대재해TF 윤상호 변호사는 "SPC 계열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가맹점주들은 협력업체도 아니고 제품을 납품받아 판매하는 단순 거래업체"라면서 "SPC그룹 본사 앞이나 직영점에서 시위하는 것을 제한하는 것은 사건이 중대해 문제가 있지만, 집회시위의 자유가 법률에 의해 제한이 일정부분 가능한 부분도 있고 특히 개인 자영업자들은 수인 의무에서 많이 자유롭다"고 설명했다.
 
가처분 결정문이 이례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세희 민주노총법률원 변호사는 "보통 노동과 관련된 가처분에 있어서는 양측의 갈등이 심한 양상이기 때문에 더욱 엄격하게 판단되는 경향이 있다"면서도 "시위로 인해서 가맹점주들의 영업이 어느 정도의 방해를 받고 있는지에 대한 사법부의 엄격한 심사가 이뤄지지 않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59개의 의견 표명 금지문 중에서는 모욕적인 표현이 아닌 것도 있는데 이를 모두 금지하는 결정은 이례적이고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본질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청년진보당 관계자들이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법원이 금지한 59개 문구
 
(1) 파렴치한 SPC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2) 파리바게뜨는 노동자 괴롭히지 말고 사회적 합의 성실하게 이행하라.
(3) 약속을 지켜야 한다!
(4) 사회적 합의 불이행!
(5) SPC 파리바게뜨 불법행위 중단하고 합의를 이행하라
(6) SPC파리바게뜨 불법행위 사과하고, 관련자 징계하고, 사회적 합의 약속을 지켜라!
(7) 반노동, 반인권, 성차별기업 SPC파리바게뜨 불법행위 중단하고 합의를 이행하라!!
(8) 노조파괴 자행
(9) 노동탄압 인권침해 멈춰라
(10)노조파괴 불법행위 사과하고 관련자 징계하라
(11) 노조할 권리 탄압하는 SPC는 나쁜 기업
(12) 앞으로는 상생 뒤로는 노조파괴
(13) 불법 승진차별 SPC 처벌하라!
(14) SPC 자본은 노동탄압 인권침해 지금 당장 중단하라!
(15) SPC 파리바게뜨 부당노동행위 중단하라!
(16) 파리바게뜨는 노조파괴 불법행위 사죄하라!
(17) SPC그룹 불법 노동자탄압 즉각 멈춰라!
(18) 파리바게뜨, 돈으로 민주노총 탈퇴 공작
(19) 노조와해 불법행위
(20) 공정하게 진급하고, 특정노조에 가입했다고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야 하고
(21) 노동자 직접 고용과 처우 개선하라
(22) 노조할 권리 탄압하는 SPC는 나쁜기업
(23) 파리바게뜨는 노동조합 인정하고 사회적 합의 이행하라
(24) 점심시간도 없는 노동 착취 기업
(25) SPC 파리바게뜨는 점심시간 보장하라
(26)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에게 휴가를 보장하라
(27) 밥 좀 먹고 빵 만들자!
(28) 제빵기사 유산율 2배, 모성권 보장하라!
(29) 제빵기사 유산율 50%, 모성보호 법도 안지키는 SPC파리바게뜨는 모성권을 보장하라
(30) 휴식권, 모성권 보장하라
(31) 밥굶고 만드는 빵
(32) 노동자 휴식권 보장하라
(33) 점심시간도, 휴가도 보장하지 않는 SPC
(34) 파리바게뜨는 불법행위 중단하라
(35) SPC파리바게뜨는 불법행위 사과하고 관련자를 처벌하라!
(36) 노동착취 기업 SPC! 포켓몬은 노동착취 포장지가 아닙니다
(37) 노동자 괴롭히는 파리바게뜨 절대 용서 못해
(38) 노동착취로 빵 만드는 나쁜 기업 SPC자본 규탄한다!
(39) 밀가루 대신 노동자를 갈아 만든 그 빵
(40) 파렴치한 SPC 파리바게뜨
(41) 노조파괴 SPC 소비자가 응징하자!
(42) 파렴치한 SPC파리바게뜨 NO! 눈물로 만든 빵 안먹어!!
(43) SPC파리바게뜨와 헤어지자!
(44) 밀가루 대신 노동자를 갈아만든 그 빵! 꼭 드셔야 하겠습니까? 끝까지 불매에 나서겠습니다.
(45) 노동탄압이 계속되면 SPC제품이 퇴출될 것입니다
(46) 소비자가 혼내 주자
(47) 노동자 괴롭히는 파리바게뜨 안 먹어요
(48) 사지도 먹지도 맙시다
(49) 노동자 탄압 SPC 대표브랜드 안가요 안사요
(50) 눈물로 만든 빵 안먹어
(51) 노동착취로 만든 빵 안먹어!
(52) 제빵노동자 눈물 담긴 빵, 먹지도 사지도 맙시다!
(53) 제빵사의 눈물로 만든 빵은 먹지 않습니다!
(54) 제빵사들의 눈물젖은 파리바게뜨방, 사지도 먹지도 맙시다!
(55) 점심시간도, 휴가도 보장하지 않는 SPC 삼립, 파리바게뜨, 던킨도너츠, 배스킨라빈스 안먹어! #멈춰라 SPC, #SPC 불매
(56) SPC그룹이 인권을 보장하고, 노동법을 준수할 때까지 저는 제품을 사지 않겠습니다. # 멈춰라 SPC, #SPC불매
(57) 던킨#배라#삼립 안사요
(58) 노동착취로 빵 만드는 반사회적 기업 SPC 포켓몬빵 안 먹는다!
(59) 노동자 탄압하는 SPC대표브랜드 안가요! 안사요!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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