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이란에서 벌어진 '히잡 반대 시위'
[뉴스토마토 박재연 기자] 이란 정부가 반정부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자국 인터넷 사용을 통제한 가운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240억달러(약 34조원)에 이르렀다는 주장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 정부의 인터넷 통제 조치에 따른 IT 산업 관련 기업들의 경제적 손실이 240억달러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지난 한 달간 인스타그램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70만 개 업체들이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체포된 여대생이 지난달 의문사한 것을 계기로 이란 내부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에 이란 정부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일부 지역의 인터넷을 차단하거나 속도를 늦췄다.
WSJ은 인터넷 통제를 포함한 이란 정부의 강경 대응이 자국 경제에 부담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이 작년 대선에서 강조한 일자리 100만 개 창출 공약의 이행이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개혁주의 성향 신문인 마르돔살라리에 따르면 이란 상공회의소의 한 간부 역시 인터넷 통제가 국민을 이란에서 떠나게 하고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라이시 대통령은 전날 국내 웹사이트에만 접속이 가능한 '국내용 인터넷'을 이용할 것을 지시했다. 이어 자레푸르 이란 통신부 장관은 차단된 웹사이트를 접속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상사설망(VPN)은 범죄라고 지적했다. 다만 이란 국영 언론은 자레푸르 장관의 발언이 VPN 사용이 아니라 VPN 판매를 의미한 것이라고 추후 정정했다.
자레푸르 장관의 발언과는 무관하게 이란 정부에서 장려하는 국내용 인터넷으로 경제적 문제를 타파하긴 어려워 보인다고 WSJ은 진단했다.
아울러 WSJ은 이란 정부가 해외 인터넷 접속을 막고 국내용 인터넷을 강제한 지난 2019년에도 인터넷 결제에서 발생한 손실이 일주일간 30억 달러(약 4조3000억원)에 이르렀다는 집계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연 기자 damgo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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