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 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어윤대
KB금융(105560)지주 회장이 조만간 싱가포르를 방문 DBS은행을 전격 방문키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DBS은행은 어 회장이 지난 8월 인수합병과 관련, 첫 대상으로 거론한 곳.
DBS은행의 경우 수익의 절반이 IB부문에서 나올 정도. 당시 어 회장은 단순 소매금융 비중이 90%를 넘는 현 국민은행 수익 구조와 DBS은행을 직접 비교하면서 향후 국민은행이 닮아야 할 대표적 모범 사례로 꼽는 등 DBS은행에 러브콜을 보낸 바 있다.
내부적으로 '비만증'에 걸렸다고 자평했던 KB금융 구조조정 작업에 대해서는 최근 노조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할 뜻임을 재차 강조했다.
◇ 어윤대 "싱가포르 DBS은행 간다"
어 회장은 IMF/WB 연차총회가 열리는 미국 워싱턴에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8일 오찬 모임을 갖고 "해외 기관투자 설명회 때 싱가포르를 방문해 DBS 은행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WB/IMF회의에 참가한 금융계 인사들 사이에선 어 회장의 DBS은행 방문을 이른바 '될성부른' 해외 은행 인수합병용으로 보고 있다.
KB금융의 체력 회복 등 수익성이 예상보다 빨리 개선된다면 즉각적인 해외 은행 인수도 가능하다는 시나리오다.
어 회장은 상반기 "2년 후 해외 은행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구조조정, 앞으로 두달이 고비"
최근 KB국민은행 노조와 불거진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어 회장은 "앞으로 두 달 간이 고비"라며 "강제로 할 수는 없고 희망퇴직 방식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년을 1~2년 앞둔 분들이 대상이며 이 분들은 기본급 없이 성과급만 받는 보험설계사 자리를 마련해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년 신입행원 채용과 관련해 어 회장은 "내년 채용규모는 올해 600명에서 100명으로 크게 줄일 것"이라며 "청와대에서는 청년 실업 문제로 고민이 커 싫어하겠지만 사람을 내보내면서 새로 뽑는다는 건 문제"라고 답했다. 어 회장은 지난 7월 "앞으로 2년간 신입사원을 뽑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 자사주 매입 불구 최근 주가하락 "내년에는 좋아질 것"
3분기 실적 전망과 관련해 어 회장은 "충당금 적립이 부담이며 일각에서 얘기하는 빅베스(big bath·전 경영진의 과오를 씻기 위해 지난 부실을 한 회계연도에 반영하는 것) 효과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자사주 매입 후 KB금융 주가가 오히려 떨어진 것과 관련해서는 "투자자들 입장에서 회장보다 주가를 싸게 살 수 있으니 좋은 것 아니겠냐"고 웃어 넘겼다. 어 회장은 "퇴직 프로그램들이 정상화되고 내년쯤이면 주가가 크게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은행 90%, 나머지 10%인 그룹의 수익구조는 오는 2015년이면 각각 50%씩 되도록 개선하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최근 금융계의 뜨거운 감자인 신한 사태에 대해서는 "체크 밸런스(상호감시)의 문제다. (재일)사외이사들이 잘 하다가 결국 견제가 안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어 회장은 보스톤에서 프랭클린 투자자문(KB금융 1대 주주) 등을 만나고 유럽으로 건너가 기관투자자들을 만난 후 오는 23일쯤 귀국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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