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현대차(005380)그룹이 2025년까지 글로벌 시장에 판매되는 모든 차종에 무선(OTA, Over-the-Air)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기본 적용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시장 및 고객 요구에 신속하고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등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SW) 중심의 개발 체제로 기업의 구조를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술 및 비전을 발표하는 열고 2025년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현대차그룹 차량은 구입 이후에도 성능과 기능이 업데이트되며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뿐 아니라 내연기관차도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박정국 현대차 사장(사진 왼쪽)과 송창현 사장이 소프트웨어 비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추교웅 현대차그룹 전자·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 부사장은 "무선 업데이트 기술이 적용되면 차량을 구입한 이후에도 기능과 성능의 업데이트가 가능해 차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발전하고 똑똑해진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이 서비스센터에 직접 방문하지 않아도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차량의 성능을 개선하고 다양한 기능을 탑재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자동차가 항상 최신의 상태로 유지되면 차량의 잔존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고객이 필요한 소프트웨어 기능을 선택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구독형 서비스도 내년 일부 차종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이 원하는 기능과 성능을 조합해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차량을 만들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세대 공용 플랫폼 개발을 통해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DV)'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우선 새 전기차 전용 플랫폼으로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적용한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의 제어기도 통합하고 있다. 기존에는 차량의 각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제어기의 소프트웨어 시스템을 모두 개별로 수정해야 했는데 제어기를 통합하면 보다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12일 소프트웨어 중심 모빌리티 기술 및 비전을 발표하는 열고 2025년부터 전 세계에서 판매하는 모든 현대차그룹 차량은 구입 이후에도 성능과 기능이 업데이트되며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하는 자동차가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사진=현대차그룹)
현재 현대차그룹은 △인포테인먼트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영역은 각각의 통합 제어기 양산을 통해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 △전자·편의 △주행성능 영역의 제어기도 단계적으로 통합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통합 제어기에 최적화된 고사양의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 ccOS를 고도화한다. 커넥티드 카가 생성하는 대량의 정보를 수집하고 처리하기 위해서는 고성능의 반도체도 필요하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NVIDIA)와 고성능 정보처리 반도체인 엔비디아 드라이브 하드웨어를 ccOS에 탑재했다. 컴퓨팅 파워가 고도화되면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소비, OTA 등 데이터 처리 속도가 대폭 향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제어기 통합과 자체 개발 소프트웨어 플랫폼으로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강화도 진행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여러 센서를 통한 방대한 데이터 수집 능력과 함께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처리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술이 필요한데 ccOS가 이를 뒷받침한다.
장웅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장 전무는 "연말 2세대 통합 제어기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레벨 3 기술인 고속도로 자율주행(HDP) 시스템을 공개한다"며 "레벨 3 수준의 원격 자율주차(RPP) 기능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생성되는 데이터를 서로 결합 및 가공하고 혁신적인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는 데이터 플랫폼도 구축하고 있다. 향후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개방해 외부 사업자도 차량 서비스 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물류 및 숙박을 비롯한 다양한 이종 산업과도 제휴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도 설립한다. 현대차그룹이 미래 모빌리티와 로지스틱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중심의 모빌리티용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또 자체 개발한 모빌리티 디바이스가 스마트폰 생태계와 연결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한다. 고객이 굳이 복잡한 기술과 사용법을 습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총체적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나아가 하나의 계정으로 자동차뿐 아니라 미래항공모빌리티(AAM), PBV, 로보택시, 로봇 등 현대차그룹에서 개발하는 다양한 디바이스에 연결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한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경쟁력 향상을 위해 2030년까지 총 18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국뿐 아니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권역에서 소프트웨어 인력을 대대적으로 채용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현대차그룹은 SDV 개발 체제를 가속화함에 따라 기업의 수익 구조가 크게 전환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공용화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차량에 적용함에 따라 제조원가를 약 20%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구독형 서비스를 확대해 서비스 판매 매출도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정국 현대차 사장은 "현대차그룹은 우수한 하드웨어 기술 위에 우리만의 최적화된 전용 소프트웨어 기술을 더하고 그 적용 영역을 확대함으로써 보다 가치 있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현대차그룹과 함께하는 고객들은 보다 풍요로운 삶과 새로운 가치를 발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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