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최종 금리 3.5% 기대 부합…경기 침체에도 금리 높일 것"
물가가 목표 수준 크게 상회…금리 인상 기조 이어질 듯
최종 기준금리 3.5% 시장 기대치에 금통위원들 공감대 형성
이 총재 "11월 인상폭은 미 FOMC, CPI 종합적으로 고려"
2022-10-12 15:04:39 2022-10-12 15:04:39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미국의 빠른 긴축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고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해 나갈 것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특히 최종 기준금리를 3.5% 수준으로 관측하고 있는 시장의 기대에 대해 대부분 금통위원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한은은 경기 침체 우려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5% 선을 밑도는 상황까지는 금리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한은 금통위는 12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금통위 정례회의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2.5% 수준에서 단번에 0.5%포인트를 높인 3%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 '빅 스텝' 단행이며, 사상 최초로 다섯 차례 연속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3%대로 올라선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다만 이날 빅 스텝은 만장일치로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인들 중 주상영, 신성환 위원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높여야 한다는 소수 의견을 제시했다.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을 통해 국내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무엇보다 물가가 5%대 아래로 내려갈 때까지 물가 안정에 초점을 맞춘 통화 정책을 전개하겠다는 것이 한은 구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내년 1분기까지는 5~6%대 물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물가가 5%를 상회하는 수준이면 원인이 수요든, 공급이든 경기 희생을 하든 관계없이 물가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물가 상승세가) 기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더 나쁜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물가 오름세를 꺾기 위해 물가 중심으로 경제 정책을 할 수밖에 없다"며 "물가가 5%보다 조금 떨어져도 바로 금리를 인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치솟은 환율도 빅 스텝의 요인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지난달 원화 가치가 급격히 절하된 것이 (빅 스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며 "환율의 급격한 절하는 수입 물가를 올려 물가 상승률이 피크를 이룬 다음 떨어지는 속도를 상당 기간 지속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환율 때문에 금리를 팍팍 올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는데, 또 바람직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다"며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와 독립적일 수는 없지만 기계적으로 1대 1로 따라 가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총재는 "최종 기준금리를 3.5% 수준으로 본 시장 기대치에 대해 다수 금통위원이 같은 견해를 가지고 있다"며 "다만 더 낮게 보는 위원도 있다"고 말했다. 금통위원들의 견해대로라면 한은이 내달 다시 추가 빅 스텝을 단행할지, 아니면 내년까지 두 번에 걸쳐 0.25%포인트씩 올릴지 관심이 모아지는 상황이다.
 
다만 이 총재는 다음 달 추가 빅 스텝 여부에 대해서는 확답을 피했다. 그는 "11월 인상폭은 금통위원 간에도 이견이 많고 미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의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되고 있고, 내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어떻게 될지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아 지금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결정해 나가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2일 미국의 빠른 긴축 강화 움직임에 대응하고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당분간 기준금리 인상을 지속해 나갈 것을 강력하게 시사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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