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태풍 ‘힌남노’가 동해로 빠져나간 6일 주요 철강회사에서 화재와 침수가 발생해 피해 회복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철강업계에 따르면 이날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침수와 화재로 피해 규모 파악과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포항제철소는 포스코 전체 제품 생산량의 45%~50%를 차지한다. 포스코 관계자는 “여의도 세 배 규모에 달할만큼 넓어서 각 공장이 얼마나 침수됐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 소방당국이 6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 화재를 진압하기 위해 출동하고 있다. (사진=경북소방본부)
포스코는 포항제철소 4개 고로 중 노후 고로 1개를 제외한 3개를 운용해왔는데 힌남노 정점이 예상된 이날 새벽 가동을 중단시켰다. 포스코는 이번 가동 중단에 대해 “계획에 따른 가동 중단으로 침수 영향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화재 피해도 있었다. 이날 오전 7시17분쯤 포항시 남구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스테인리스스틸(STS) 2제강, 2열연공장에서 불이 났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 당국이 11시12분 화재를 진압했다. 소방력 195명과 경찰, 한전 등 199명, 장비 80대가 투입됐다. 메인 전기실 한 개 동이 전소됐고 STS 사무실 화재는 소진됐다. 기술연구소 지하에서 발생한 소규모 화재는 자체 진화됐다.
소방당국은 이 과정에서 공장에 물이 차 고립된 공장 직원 18명과 포스코 소방대 4명을 구조하기도 했다.
포스코는 “제철소 인명 피해는 없으며, 전반적인 피해상황 확인 및 복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인천공장 ESS센터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인천시 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3분쯤 신고를 접수해 인력 183명에 펌프차량 등 장비 59대를 동원했다.
소방당국은 7시24분 대응 2단계 발령한 뒤 8시47분 1단계로 하향했다. 오후 1시54분 첫 단계 진압인 초진을 마치고 16시35분 현재 완진(완전 진압)을 위해 잔불 정리 작업중이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는 “내부 인원이 없어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다”며 “(완진까지) 내일로 넘어가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화재 진압 도중 소방 대원 한 명이 경상(화상)을 입어 병원에 옮겨졌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이날 화재에 대해 “조업에는 차질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6일 오전 인천시 동구 현대제철 공장 내 에너지 저장장치(ESS)에서 큰불이 나 소방당국이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인천소방본부 제공, 연합뉴스 사진)
더 큰 문제는 포항에서 발생했다. 현대제철은 포항 공장 발전소가 정전되고 제품 창고도 침수돼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다. 현대제철 측은 “현장에서 (피해 규모를) 파악중”이라며 “필요한 경우 공시를 할 것이고 정확한 내용은 모른다”고 밝혔다.
동국제강의 경우 포항공장 내 일부 침수 피해가 있었지만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심각하지 않은 일부 침수가 있어 오전 출하 때 설비 점검을 하느라 천천히 했다”며 “오후부터 70% 이상 출하되고 있어 특이사항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철강사들은 전날 제선(고로), 제강 외 전라인 최저부하 조업과 일시 조업 중단 등 대비 태세를 갖췄지만 태풍 피해를 막지는 못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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