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수주와 신사업 확대에서 성과를 거두며 외형 성장을 일궜지만, 실속은 챙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비용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지표가 하락한 까닭이다.
건설사 공사 현장 모습. (사진=연합뉴스)
반면 내실은 떨어졌다. 레미콘 철근, 시멘트 등 원자재가격 인상으로 매출원가가 오르며 실제 벌어들이는 수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6대 건설사의 영업이익은 1조5160억원으로 전년동기(1조9650억원)에 견줘 23% 감소했다.
건설사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모두 제외한 뒤 순이익을 비율로 계산한 영업이익률을 보면 삼성물산(4.6%)을 제외한 5개 건설사 모두 하락했다.
특히
HDC(012630)현대산업개발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작년 상반기 14.8%에서 올해는 –1.7%로 급락했으며 DL이앤씨는 7.7%로 1년 전보다 4.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우건설(047040) 영업이익률은 10.2%에서 6.6%로 떨어졌고, 현대건설은 0.4%포인트 내린 3.6%로 잠정 집계됐다.
현대건설과 GS건설은 견고한 국내 주택 실적과 해외수주에 힘입어 각각 9조7248억원, 5조4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출액은 작년보다 14%, 27.7% 증가한 규모다. 특히 GS건설의 2분기 매출은 3조480억원으로 3년3개월만에 분기 매출액 3조원을 초과하기도 했다.
그러나 원가부담이 늘어나면서 매출총이익률(GPM)은 하락했다. 올해 상반기 현대건설의 매출총이익률은 1.2%포인트 내린 8.4%며, GS건설은 16.6%에서 11.8%로 쪼그라들었다.
(표=뉴스토마토)
작년 2분기 호실적에 따른 역기저가 있었던 대우건설의 매출총이익은 5432억원으로 매출총이익률은 작년보다 4.1%포인트 떨어진 11.6%로 나왔고, DL이앤씨의 원가율(별도기준)은 83.1%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3%포인트 올랐다. 상반기 DL이앤씨 영업이익은 2603억5800만원으로 1년 전보다 39.28% 하락했으며, 순익은 2187억7400만원으로 24.63% 감소했다.
문제는 앞으로도 원가관리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하반기 건자재 가격 상승 여파가 추가적으로 반영될 경우 영업이익이 떨어질 수 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상반기 건축허가면적은 증가했지만, 착공면적은 줄어드는 등 공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반기 유가를 비롯해 원자재 비용 상승으로 인해 다양한 노조파업 사태를 경험했는데 하반기에는 인건비 상승 문제와 관련해 분쟁이 증가하고 공사 진행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은 비용 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정부는 하반기 자잿값과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한 민간건설사 피해가 최소화 되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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