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르노코리아,
쌍용차(003620), 한국지엠(쉐보레) 등 이른바 '르쌍쉐'가 국내 전기차 시장 공략에 나섰지만 생산 차질, 단종 등의 문제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첫 전기차 '코란도 이모션' 생산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쌍용차 '코란도 이모션'.(사진=쌍용차)
앞서 쌍용차는 지난 2월 국내 최초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 이모션을 출시했다. 사전계약 3주 만에 초도 물량 3500대를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출시 직후
LG에너지솔루션(373220)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한 배터리 공급에 차질을 빚으면서 현재까지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코란도 이모션에 적용되는 배터리는 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셀을 생산하고
LG전자(066570)가 이를 패키징해 쌍용차에 공급하는 구조다.
지난해 초 LG전자의 자동차전지 팩 설비를 LG에너지솔루션으로 일원화하면서 배터리 수급에 문제가 생겼다. 쌍용차는 LG전자의 패키징 공정 협력사와 협조체제를 통해 배터리 팩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다음달 생산을 시작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지만 사실상 이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 관계자는 "현재 LG전자 협력사를 우리 쪽으로 이관시켜주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며 "하반기 생산 재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쉐보레 '볼트EV'.(사진=한국지엠)
한국지엠도 전기차 볼트EV·볼트EUV 고객 인도에 차질을 겪고 있다. 지난해 배터리 결함으로 고객 인도가 중단됐다가 지난 4월 재개했지만 지난달까지 볼트EUV는 81대를 인도하는데 그쳤고 볼트EV는 아직 판매실적이 전무하다. 제너럴모터스(GM)가 리콜에 집중하면서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이 축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GM이 고객 인도 보다 리콜에 우선하면서 4~6월 미국 현지 물량을 먼저 소화했다"며 "7월부터 조금씩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르노코리아는 전기차 '조에'와 초소형 전기차 '트위지' 판매를 중단, 사실상 국내에서 단종됐다. 르노코리아 홈페이지에도 조에, 트위지, 캡처 모델이 빠져있다.
르노 '조에'.(사진=르노코리아)
조에는 르노가 2012년 출시한 전기차로 두 차례 세대 변경을 거쳤다. 국내에는 2020년 8월 출시됐지만 지난해 774대, 2020년 192대 팔리는데 그쳤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404대가 팔렸다. 르노코리아는 2026년에야 전기차를 생산해 팔기로 했다. 오는 10월 XM3 하이브리드를 출시하는 등 당분간 하이브리드 판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르쌍쉐가 전기차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특히 한국지엠은 2025년까지 전기차 10종을 출시한다고 밝혔지만 전기차를 한국에서 생산할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전기차를 전량 수입함에 따라 지금처럼 반도체 부족 등 공급 이슈에 적극 대응하기 힘들어 판매량 확대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차는 내년 하반기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전기차를 출시하고 2024년 전기 픽업 모델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르노나 GM이 전기차를 국내에서 조립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며 "결국 미래차 전환이 상대적으로 늦을 수밖에 없고 유럽의 전기차 규제가 대폭 강화돼 현지에서 생산 판매하는 것을 우선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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