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올해 5월 경상수지가 38억6000만 달러 규모의 흑자를 기록하며 적자 흐름에서 벗어났다. 외국인 배당금 지급 등 계절적 요인이 완화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출보다 수입 증가 속도가 더 빨라 흑자폭은 과거에 비해 크게 축소됐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지난 4월 8000만 달러 적자에서 5월 38억6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작년 5월 대비 흑자폭은 65억5000만 달러 축소됐다.
지난 4월 경상수지는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국내 기업의 배당금 지급,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무역 적자 등 여파로 2020년 4월(-40억2000만 달러) 이후 2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경상수지가 흑자로 반전되긴 했지만, 상품수지 흑자 규모가 줄면서 흑자폭은 큰 폭으로 축소됐다. 경상수지가 흑자를 보였던 2월과 3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흑자폭이 각각 16억4000만 달러, 7억7000만 달러 축소됐는데, 5월에는 그 규모가 65억5000만 달러로 더 크게 늘었다.
5월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27억4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66억5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이 39억1000만 달러 축소됐다.
상품수지 가운데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5억 달러(20.5%) 늘어난 617억 달러를 기록해 19개월 연속 증가했다. 석유제품, 화공품, 반도체 등이 견조한 흐름을 보인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석유제품이 105.7% 급등했고, 화공품(25.6%), 철강제품(21.8%), 반도체(14.2%) 등이 오름세를 보였다.
5월 수입은 원자재·자본재·소비재의 동반 수입 확대로 144억1000만 달러(32.4%) 상승한 589억6000만 달러로 파악됐다. 17개월 연속 증가세다.
석탄(231.4%), 가스(73.9%), 원유(65%), 석유제품(31.9%) 등 원자재 수입이 52.9% 급증했다. 자본재는 14.1%, 소비재는 11.8% 늘었다.
경상수지 흑자폭 둔화는 국제유가 상승으로 수입 증가 속도가 수출 증가 속도보다 빨랐기 때문이다. 5월 통관기준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1.3% 증가한 615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입은 32% 증가한 632억2000만 달러를 나타냈다. 반면 에너지류를 제외하면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20.9% 증가해 수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보다 더 높았다.
5월 서비스수지는 연구개발서비스 등이 적자를 보이면서 2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1월(-4억9000만 달러) 이후 4개월 만의 적자 전환이다.
운송수지는 14억7000만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적자폭이 4억1000만 달러 확대됐다. 운송수지는 수출화물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2020년 7월(1000만 달러) 이후 22개월 연속 흑자를 보이고 있다. 해운 운임지수인 5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전년 동월 대비 24.6% 증가했다.
임금·배당·이자 등의 유출입을 나타내는 본원소득수지는 5월 14억5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50억3000만 달러)과 비교해서는 흑자폭이 35억8000만 달러 축소됐다.
같은 기간 배당소득수지는 5억2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내 1년 전(42억2000만 달러)보다 흑자폭이 36억9000만 달러 축소됐다. 이전소득수지는 3억2000만 달러 적자로 1년 전(-5억4000만 달러) 대비 적자폭이 2억2000만 달러 축소됐다.
자본 유출입을 보여주는 금융계정 순자산은 30억3000만 달러 늘었다. 채권 투자 증가로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는 24억6000만 달러 늘면서 지난 2월 이후 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 중 주식투자는 8억5000만 달러 감소해 4개월 연속 감소했고, 채권 투자는 공공자금 유입으로 33억1000만 달러 늘어 지난해 1월 이후 17개월 연속 증가했다.
내국인의 해외 증권투자는 71억3000만 달러 늘면서 2020년 4월 이후 26개월 연속 올랐다. 이 중 주식은 비금융기업(개인), 일반정부 등을 중심으로 늘면서 77억 달러 증가해 2019년 9월 이후 33개월 연속 늘었다. 채권은 5억7000만 달러 줄며 작년 6월 이후 11개월 만에 감소 전환했다.
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지난 4월 8000만 달러 적자에서 5월 38억6000만 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사진은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아래)와 감만부두(위)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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