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가량은 정부가 주 52시간 근로시간 제도를 현행 주 단위에서 월 단위로 바꿔 추진하려는 것에 대해 반대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은 37.9%에 그쳤다. 보수 지지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PK)에서조차 47.9%가 근로시간제 개편에 반대했다.
1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달 28~29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42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 52시간 제도의 월 단위 개편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5.7%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반면 37.9%는 "찬성한다"고 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도 16.3%나 됐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앞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 브리핑을 열고 근로시간 제도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을 골자로 한 개혁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논란이 된 건 주 52시간제 개편이다. 정부는 현재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노사 합의를 통해 월 단위로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연장 근로시간 총량만 지키면 되도록 근로기준법 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주 92시간까지 일할 수 있다는 지적과 반발이 이어졌고,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 공식입장은 아니다"고 해 혼선마저 더해졌다.
연령별로 보면 정부의 주 52시간제 개편에 대해 30대와 40대, 50대에서는 반대 응답이, 60대 이상에서는 찬성 응답이 우세했다. 30대와 40대, 50대의 경우 반대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30대 찬성 37.6% 대 반대 51.0%, 40대 찬성 25.0% 대 반대 65.3%, 50대 찬성 34.6% 대 반대 53.7%로 조사됐다. 반면 60대 이상에서는 찬성 45.8% 대 반대 27.3%로, 정반대의 결과를 보였다. 20대에서는 찬반 응답이 팽팽했다. 20대 찬성 42.2% 대 반대 42.8%였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과 강원·제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반대한다는 응답이 높았다. 수도권의 경우 서울 찬성 41.6% 대 반대 43.2%, 경기·인천 찬성 37.6% 대 반대 49.5%였다. 대전·충청·세종 찬성 41.2% 대 반대 45.0%, 광주·전라 찬성 24.1% 대 반대 54.4%였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찬성 36.9% 대 반대 47.9%로,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 반면 대구·경북은 찬성 41.2% 대 반대 29.4%로, 정부 개편 방침을 반겼고, 강원·제주 찬성 43.0% 대 반대 41.3%로 찬성 의견이 약간 우세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치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에서는 찬반 의견이 팽팽했다. 찬성 41.0% 대 반대 40.7%였다. 보수층 찬성 50.9% 대 반대 28.5%, 진보층 찬성 20.5% 대 반대 69.7%로, 진영별로 주 52시간제 개편에 대한 의견이 확연히 달랐다. 지지 정당별로도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찬성 60.1% 대 반대 17.6%,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 17.1% 대 반대 73.8%로, 의견이 갈라졌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표본조사 완료 수는 1030명이며, 응답률은 1.8%다. 5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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