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미성년 여동생을 수년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친오빠 A씨가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안동범)는 16일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13세 미만 미성년자 위계 등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8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만으로 범행 시기를 명확히 특정하기 어렵다”며 “피해자 심리 검사를 살펴보더라도 대부분 부모에 대한 검정이나 원망이 있지만 피고인에 대해서는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하거나 정서적으로 불안한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진술 외에는 다른 증거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 이유를 밝혔다. 선고 결과를 들은 A씨는 한손으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했다.
지난해 7월 피해자 B씨는 ‘성폭행 피해자인 제가 가해자와 동거 중입니다’라는 글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해당 글에서 B씨는 “초등학교 고학년이던 2016년부터 친오빠에게 상습적으로 성폭력을 당했고 이후 2019년 A씨를 경찰에 신고했지만 부모의 뜻에 따라 A씨와 함께 살았다”고 밝혔다. 또 “부모님은 가해자인 오빠 편에서 사설 변호사를 여럿 선임해 재판을 준비 중”이라며 “저는 국선 변호사 한 분과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했다. B씨는 정신과에 입원했고, 극단적 선택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다.
선고 후 법원을 빠져나가는 A씨는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A씨의 아버지는 “딸이 많이 아픈 아이라서 정신적으로 더욱 힘들게 안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피해자의 글. (사진=연합뉴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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