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이 22일 미국에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분야에 50억달러(약 6조3000억원)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방한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면담한 자리에서 영어 연설을 통해 이러한 계획을 공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이날 환담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마지막 날 정 회장과 별도로 회동해 국내외의 이목이 집중됐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당초 10여분 정도로 예정됐으나, 환담과 언론 영어 스피치, 추가 환담 등으로 이어지면서 총 50분가량 진행됐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공장및 배터리셀 공장 투자 배경과 미국에서 추진 중인 미래 신사업 분야의 내용 및 향후 계획 등을 설명했다. 환담 직후 두 사람은 그랜드 하얏트 서울 호텔 야외에 마련된 별도 장소에서 한·미 기자단을 대상으로 스피치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3년 방한 당시 정 회장을 만났고, 정 회장이 찍은 사진을 보내줘 기뻤다는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미국 전기차 전용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건설에 투입하기로 한 55억달러 외에 2025년까지 현대차그룹이 미래 신사업 분야와 관련, 미국에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차그룹의 대미 전체 신규 투자는 100억달러를 넘는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21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신설 계획을 발표했다. 2025년 상반기 가동에 들어가 연간 3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게 된다. 새 공장이 가동되면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생산을 처음 시작한 앨라배마 공장 가동(2005년) 이후 20년 만에 내연기관차가 아닌 순수 전기차만을 생산하는 완성차 공장을 갖추게 된다. 여기에 로보틱스, 도심항공,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인공지능(AI) 등 미래 신산업에도 투자할 방침이다.
정 회장은 "미국에 진출한 지 40년이 된 현대차그룹이 단기간에 큰 성공을 거뒀지만 이제 또다른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며 "조지아주에 들어설 전기차 전용 공장은 현대차그룹이 미국 자동차산업의 리더로 도약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5년까지 50억달러를 추가로 투자해 미국 기업들과 로보틱스, 도심항공,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며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투자를 통해 고객들에게 더 높은 편의와 안전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2030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 중 무공해 친환경 차량의 비율을 40~50%까지 높이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도 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환담을 마치고 국내외 언론 스피치를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 회장 어깨에 손을 얹으며 친근감을 표시하고 있다.(사진=현대차그룹)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글로벌 자동차 산업은 물론 미래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의지에 기대감을 표출하고, 투자 결정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현대차그룹의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투자를 통해 8000명 이상 고용이 창출될 것"이라며 "이런 투자를 통해 미국 국민과 근로자들에게 더 많은 경제적 혜택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은 미국 내 전기차 충전소에도 투자할 계획이라고 했는데, 충전소들이 전국에 생기면 주변에 다른 사업장들도 생겨나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될 것"일고 덧붙였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정 회장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이런 투자에 보답하기 위해 절대 실망시키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미국 내 제품 경쟁력 강화 및 생산설비 향상과 전기차, 수소, 도심항공,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총 74억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미국 전기차 전용 공장 및 배터리셀 공장 투자와 함께 현대차그룹의 미래 신사업 투자가 이뤄지면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생태계에도 긍정 효과를 미치는 '제2의 앨라배마'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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