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넷플릭스가 연내 광고요금제 도입을 추진한다. 광고를 보는 대신 낮은 구독료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경쟁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가입자 수가 정체되자 강경책을 꺼내들었다. 넷플릭스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예고된 가운데 웨이브, 티빙 등 국내 OTT 사업자들은 아이폰 인앱결제 요금을 내리면서 가입자 지키기에 나섰다.
넷플릭스는 광고요금제를 올해 4분기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분기 실적발표 당시 넷플릭스는 "구독자수를 늘리기 위해 기존 (광고 없는) 요금제 외에 광고를 기반으로 한 저가형 요금제 도입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최근에는 직원들에게 보낸 내부 메모를 통해 "애플을 제외한 주요 스트리밍업체가 광고 지원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사람들은 저가 옵션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과거 넷플릭스는 '서비스에 광고가 들어오는 것은 절대적인 금기사항'이라고 언급하는 등 광고형 요금제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하지만 가입자 수가 2억명을 돌파한 후 추가 확대에 고전을 겪고 있고, 주가도 급락하면서 새로운 요금제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천혜선 디지털산업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광고 기반 요금제를 도입하게 되면, 금전적 혜택이 지속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이상 가입자는 이탈할 수밖에 없어 락인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면서 "지금 시점에 넷플릭스가 이런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새로운 가입자를 유치하려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마련된 '지옥' 체험존의 넷플릭스 로고 모습. (사진=연합뉴스)
넷플릭스발 가입자 유치 경쟁이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웨이브와 티빙은 애플 iOS 인앱결제 요금을 낮추며 대응에 나섰다. 구글의 새로운 인앱결제 정책으로 지불해야할 수수료가 늘어났지만 PC나 모바일 웹페이지 구독가격을 기존 요금제로 유지하고, 대신 상대적으로 높던 애플 앱스토어 앱결제 가격을 내린 것이다.
웨이브는 오는 17일부터 애플 인앱결제 이용자를 대상으로 베이직 9000원(기존 1만2000원), 스탠다드 1만2500원(기존 1만6000원), 프리미엄 1만6000원(기존 2만원)으로 낮춘다. 티빙도 베이직, 스탠다드, 프리미엄 상품 가격이 기존 1만2000원, 1만6000원, 2만원이었으나, 각각 9000원, 1만2500원, 1만6000원으로 내렸다. OTT 업계 관계자는 "안드로이드 인앱결제 요금, 애플 iOS 인앱결제 요금, PC·모바일 요금 등 요금체계가 제각각인 상황에서 이용자 차별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앱스토어 가격을 동일하게 맞추기 위해 사업자단에서 일부 수수료를 감수하고 가격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넷플릭스도 저렴한 요금제를 꺼내드는 상황에서 구글에 지불해야할 수수료 부담이 커지더라도 이용자에게 가장 민감한 구독료를 올릴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넷플릭스 요금제 체계가 실제 변경된다면 가입자를 서로 확보하려는 마케팅 정책 등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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