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분리 배출한 투명페트병이 ‘식품 용기’로 재탄생한다. 안전·위생 문제로 페트병의 식품용기 재활용이 제한됐으나 품질 기준과 환경부·식품의약품안전처의 2중 검증체제를 두기로 했다.
환경부는 투명페트병을 식품 용기로 만드는 과정에 선별사업자와 재활용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시설기준, 품질기준 등을 담은 '식품용기 재생원료 기준'을 확정, 24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식품용기의 재생원료를 생산하는 재활용사업자는 파쇄·분쇄 및 광학선별 시설 등 투명페트병을 재활용할 수 있는 별도 설비를 갖춰야 한다.
재생원료를 생산할 때 투입하는 원료는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과 혼합하면 안 된다. 수거·운반 후에는 관련 기준을 충족한 선별업체가 별도 보관하고 압축, 선별한 투명페트병만을 사용해야 한다.
재활용 공정을 거쳐 생산된 재생원료는 라벨 등 이물질, 폴리올레핀(PO) 및 접착제 함량, 폴리염화바이닐(PVC) 함량 등 품질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또 해당 재활용업체는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에 적합성 확인을 신청할 수 있다. 환경부는 해당업체의 시설 및 품질기준 준수 여부를 검토, 적합 판단 때에는 30일 이내 확인서를 발급한다.
특히 식품용기에 사용하는 투명페트병 재생원료는 국민건강 보호를 위해 안전성 확보가 필수적인 점을 고려해 환경부·식품의약품안전처 2중 검증체제를 마련키로 했다.
환경부는 이번에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별도로 수거·선별된 투명페트병을 중간원료(플레이크)로 만드는 단계까지 1차 검증을 담당한다. 식약처는 이후 단계부터 2차 검증을 담당하며 지난해 9월 7일 개정된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식품용기 생산공정에 투입되는 최종원료를 심사·인정한다.
식품용기 제조 시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는 정책은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 이미 확산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에서는 음료병 생산 때 2025년까지 재생원료 25% 이상을, 2030년까지 30% 이상을 재생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2022년부터 음료병 생산 시 재생원료 사용을 의무화하고 30년까지 재생원료 50% 이상을 사용하도록 했다. 코카콜라와 펩시, 네슬레 등 식음료 기업에서도 각사의 제품 용기에 재생원료 사용을 늘리기 위한 자발적 목표를 수립한 상태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이번에 개편된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고품질 재생원료의 안정적 수요처가 확보되어 투명페트병의 재활용이 활성화되고 재생원료의 품질 향상을 통해 우리나라 재활용산업의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오는 24일부터 투명페트병을 물리적인 가공 과정을 거쳐 식품용기로 재활용하는 제도가 시행된다고 23일 밝혔다. 사진은 투명페트병 분리배출 및 재활용 체계도. 사진=환경부.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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