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학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중앙대병원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코로나19 감염 위험 이상으로 코로나 블루 현상으로 높아지고 있는 우울증 위험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1년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대비 자살을 생각한 사람의 비율이 40% 증가하고, 5명 중 1명이 우울 위험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울증의 초기 증상은 최근 기분이 자주 울적해지고, 원래 재미를 느꼈던 일에 흥미나 즐거움이 떨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또 쉽게 무기력하고 피곤을 느끼는 경우 보통 잠을 이루기 힘들거나 중간에 자꾸 깨는 빈도가 잦아지며, 드물게는 무기력감과 함께 평소에 비해 잠이 늘어나기도 한다.
김선미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의 초기 증상에 하나라도 해당된다면 우선 자가진단 평가 척도인 '우울증 평가도구(Patient Health Questionnaire-9, PHQ-9)'로 스스로 확인해 볼 수 있다"라며 "우울증 평가도구는 간단하게 우울증을 선별하고 심각도를 평가하기 위해 자가검진 목적으로 만들어진 설문지로, 다양한 우울증 관련 증상들이 지난 2주 동안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지 체크하고 결과를 점수화해 우울증 위험을 판정한다"라고 설명했다.
해당 평가항목은 정도에 따라 0점(없음)에서부터 3점(거의 매일) 지표로 구분된다. 검사자는 지난 2주간 얼마나 자주 해당 문제들로 곤란을 겪었는지 체크한다. 총점 합산이 20~27점이면 심한 우울증, 10~19점은 중간정도 우울증, 5~9점은 가벼운 우울증, 1~4점은 우울증이 아닌 것으로 평가된다. 총점 5점 이상 나왔을 때는 더 정확한 평가를 위해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김선미 교수는 "현대인들이 우울증을 많이 호소하고 코로나19로 인해 더욱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실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보는 사람은 전체 우울증 환자의 30% 미만에 불과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울증 환자의 60~70%는 자살을 생각하고 15%는 실제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다는 위험성을 고려해 볼 때 혼자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을 필요가 있다"라며 "우울증 환자가 병원을 찾아 치료를 하게 되면 70~80%는 증상이 개선되며 극단적인 선택의 위험을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코로나19 상황에 우울감을 가볍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자가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진료를 보는 것이 좋다"라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우울증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로 생체리듬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밖에 햇빛이 있을 때 깨어있고 어두울 때 자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낮에 자게 되면 외부 빛과 소음, 그리고 엇박자의 신체리듬 때문에 깊은 잠을 못 자고 신체기능 회복이 어렵다. 이 밖에도 낮에 햇빛을 쐬어야 신체에서 항우울 호르몬인 세로토닌이 합성되기 때문에 낮에 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시간을 지키는 것은 생체리듬을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요소다. 규칙적인 식사와 건강한 식습관으로 혈관 건강이 유지되고 면역력이 강화돼야 탄력 있는 뇌혈관을 통해 충분한 산소와 영양분이 뇌로 전달된다. 이를 통해 뇌혈관이나 주변 뇌세포에 염증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규칙적인 운동도 우울증 예방을 위해 꼭 지켜야 할 습관 중 하나다. 운동은 뇌세포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 뇌세포와 신경망을 재건해 우울한 감정을 조절하는 뇌 부위의 기능을 활성화할 수 있다.
김선미 교수는 "주 3회,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 근력운동, 요가, 스트레칭 등 장력운동, 야외운동을 8주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스트레스 조절 및 우울증 예방에 가장 좋다고 알려져 있다"라며 "규칙적인 운동은 뇌세포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해 뇌세포와 신경망을 재건하며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동기부여와 자아존중감이 높아지며 대인관계 및 업무성취도도 향상된다"라고 말했다.
음주를 통한 알코올 섭취는 일시적으로는 쾌감과 안정감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알코올 중독으로 발전할 수 있어 일상적으로 습관처럼 마시는 것은 위험하다.
김선미 교수는 "잦은 음주에 익숙해지면 금단 시에 반동성으로 불안, 우울, 불면을 발생시킬 수 있으므로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라며 "가끔은 즐길 수 있지만 매일, 혹은 특정 요일마다 등 어떤 규칙을 정해놓고 반복적으로 즐기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라고 당부했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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