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지지율 20%를 눈앞에 뒀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정체를 보이다 급기야 한 자릿수로 내려앉는 결과까지 나왔다. 이에 안 후보는 보수·중도를 대표하는 사회 원로들과 적극 만나 지원을 당부하는 한편 가족의 지원사격을 바탕으로 가족 문제에 곤욕을 치르고 있는 양강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나섰다.
안 후보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 4개 여론조사기관이 지난 24~26일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7일 발표한 1월 셋째 주 전국지표조사(NBS) 다자대결에서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한 10%을 기록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24~25일 이틀간 실시해 26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2.4%포인트 떨어진 9.8%에 그쳤다.
지난 21일 한국갤럽의 다자대결 조사 때만 해도 17%를 기록하며 양강 후보들을 맹렬히 추격했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지지율이 하락하면 한숨에 갇혔다. 이대로라면 당 안팎에서 내심 기대했던 '설 연휴 전후 지지율 20% 돌파'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최근 안 후보의 지지율 내림세에 대해 "윤석열 후보가 당 내홍을 수습하면서 안 후보에게 갔던 표심이 다시 돌아섰다"며 "안 후보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를 떠나 현재 정당정치, 진영 대결로 구조화된 국내 정치 특성상 유권자들은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전부터 지지율 15%를 기점으로 조정기가 있을 것으로 판단해왔다. 지지율은 하나의 여론조사 기관에서 하나의 추세를 보는 것 아니겠냐"며 "당에서는 안 후보의 상승 여세가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최근 돌파구를 열기 위해 보수, 중도 표심에 어필할 수 있는 원로들과 잇따라 만나고 있다. 26일 반기문 전 국제연합(UN) 사무총장과의 만남은 당초 기자들에게 공지된 일정에는 없었지만, 당일 오전 추가됐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최근 지지율을 상당히 의미 있게 보고 있다. 정치라는 게 걱정이 많겠지만, 용기를 내고 계속 잘 해나가라"고 덕담했고, 안 후보는 "감사하다. 다른 후보 중에서 미래 먹거리, 미래 일자리에 대해 언급하는 사람이 없다"며 '555공약'을 전면에 내세운 자신을 다시 한 번 부각시켰다.
안 후보는 14일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낸 인명진 목사의 지지 선언을 이끌어낸 것을 시작으로 18일 전남 함평까지 내려가 중도 철학자 최진석 서강대 명예교수에게 상임선대위원장 수락을 받아냈고, 20일 보수 원로 김동길 연세대 명예교수를 후원회장으로 위촉했다. 안 후보의 광폭 행보는 거대 양당과 비교해 부족한 인적 자원을 외부에서 적극 충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안 후보 가족들도 발로 뛰고 있다. 안 후보의 유세현장을 함께 했던 부인 김미경씨는 26일부터는 아예 독자적으로 광주, 전남 등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7일에는 광주시청 선별진료소 코로나19 검체채취 의료봉사를 진행했고, 여수 낭만포차거리에서 시민에게 인사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가족과 설연휴를 함께 보내기 위해 23일 미국에서 귀국한 딸 설희씨도 도우미로 나섰다. 현재 자가격리 중인 설희씨는 27일 안 후보 유튜브 채널에 '안설희 박사의 오미크론 극복 연구'라는 영상에 등장했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설희씨는 최근 소속 연구팀의 오미크론의 전염성 연구 결과물이 뉴욕타임스에 실리며 주목 받았다.
설희씨는 전날에도 안 후보 유튜브 채널에 등장해 "오후에는 브이로그를 찍을 계획"이라며 "정치인 안철수가 아닌 아빠로서의 면모를 더 보이겠다. 궁금한 게 있으면 유튜브 댓글을 남기면 도움이 된다"고 적극적인 소통을 약속했다. '정치인 안철수'가 아닌 '아빠 안철수'의 면모를 보임으로써 양당 후보 대비 가족 리스크 무결점의 장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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