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제약바이오 산업계가 코로나19 백신에 이어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복제약 생산 권리까지 확보하면서 저력을 입증하고 있다. 업계 내부에선 우수한 의약품 제조·생산 역량을 입증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2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과
한미약품(128940)은 UN 산하 국제의약품특허풀(Medicines Patent Pool, 이하 MPP)과 MSD 코로나19 경구치료제 '라게브리오(성분명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을 위한 라이선스 인 계약을 완료했다.
MPP는 UN이 지원하는 비영리 의료 단체로, 작년 10월 MSD와 몰누피라비르 특허사용권 제공에 관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MPP와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 권리 계약을 체결한 어베는 전 세계적으로 27곳에 불과하다. 선정된 업체들은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받아 원료의약품 또는 완제의약품을 생산한다. 생산 이후에는 105개 중저소득 국가에 공급된다. 이들 국가에 공급되려면 몰누피라비르 오리지널 약과의 비열등성을 검증하는 허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셀트리온
셀트리온은 계열사
셀트리온제약(068760)을 통해 완제품 개발과 생산을 진행한다. 셀트리온제약은 제형 연구에 착수한 상태다. 추후 생동성시험, 허가 등 상업화를 위한 절차를 거쳐 청주공장에서 제품 생산을 진행할 방침이다. 제품 개발 완료 시점은 연내로 잡았다.
셀트리온제약이 몰누피라비르 복제약을 생산하면 해외 공급은 셀트리온이 맡는다.
셀트리온은 이번 몰누피라비르 복제약 생산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코로나19 치료제만 두 개를 만드는 기업이 됐다. 코로나19 관련 제품으로 복수 품목을 보유한 곳은 전 세계적으로도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등 일부에 그친다.
셀트리온은 유럽 등 기존 허가 국가에는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를, 중저소득 국가에는 몰누피라비르 복제약을 공급하는 투 트랙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셀트리온그룹 관계자는 "이번 라이선스 취득 과정을 통해 셀트리온그룹의 케미컬의약품 생산 능력과 기술력도 글로벌 수요와 기준에 부합하는 동시에 경쟁력을 갖췄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라며 "자사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의 공급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에 경구용 치료제를 공급하는 글로벌 프로젝트 사업에도 참여하면서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범세계적 접근성 확보에 일조하게 된 점에 큰 의미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한미약품 팔탄 스마트플랜트(왼쪽)와 한미정밀화학. 사진/한미약품
한미약품에선 원료와 완제품 생산이 나뉘어 진행된다. 원료는 한미약품 계열 원료의약품 전문기업 한미정밀화학에서 만들어진다. 한미정밀화학이 생산한 원료는 경기도 팔탄에 위치한 한미약품 스마트플랜트로 옮겨져 완제의약품 생산에 투입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을 위한 한미의 담대한 발걸음이 시작됐다"라며 "MPP, MSD와 긴밀히 협의해 조속히 생산에 착수, 한미만의 우수한 제제기술과 생산 역량을 기반으로 고품질의 의약품을 전 세계에 빠르게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MPP와의 계약 이전에도 한미약품은 코로나19 관련 성과를 낸 바 있다. 앞서 한미약품은 인도 자이더스가 개발한 코로나19 DNA 백신 '자이코브-디' 위탁생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 당사자는 자이코브-디 기술을 도입한
엔지켐생명과학(183490)과 한미약품이다.
양사 간 계약에 따라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자이코브-디 대량 생산 준비와 시험법 기술 도입을 수행한다. 이후 한미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은 올 2분기 대량 생산을 위한 본계약을 추가로 체결할 예정이다. 목표 생산량은 연간 8000만 도즈다.
업계 내부에선 국내 기업의 MPP 선정을 두고 우수한 의약품 제조·생산 역량이 입증된 결과라는 평가가 나왔다. 향후 자체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에 대한 기대감도 형성되고 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MPP가 국내 기업들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생산 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의 우수한 의약품 제조·생산 역량을 입증한 것"이라며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보유한 의약품 생산 역량을 바탕으로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의 생산 공급에 있어 글로벌 허브로 기능하며 감염병 조기 종식에 힘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원 회장은 "특히 선진국의 글로벌 백신 및 치료제 생산기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민관 협력을 통해 자체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도 적극 나서는 투 트랙 전략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대응 가능한 핵심 역량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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