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인텔을 제치고 세계 반도체 매출 1위에 오른
삼성전자(005930)가 올해는 차세대 D램인 DDR5의 대중화를 선도하며 초격차 전략에 힘을 싣는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759억5000만달러(90조4000억원)의 매출로 731억달러(86조9000억원)에 그친 인텔을 제칠 수 있었던 것은 메모리 반도체 호황 덕분이다.
지난해 전 세계 반도체 매출은 25.1% 증가한 5834억7700만달러(694조9500억원)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5000억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EUV 공정을 적용한 14나노 D램 모듈. 사진/삼성전자
이 가운데 메모리 반도체는 2021년 전체 반도체 매출 성장률의 33.8%를 차지한다. 특히 메모리 중에서도 D램의 성장세가 돋보이는데, 지난해 D램 시장은 925억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무려 40.4% 증가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교육과 재택근무가 증가하면서 반도체 수요를 강하게 이끌었다는 게 가트너의 분석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해 3분기부터 가격 하락이 이어졌지만 '반도체에 겨울'이 왔다는 일부 증권사의 우려보다는 하락폭이 제한적이었다. 과거 PC에 한정됐던 응용처가 다변화하면서 반도체 다운사이클 주기나 변동 폭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올해 전망도 밝다. 이미혜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반도체 보고서를 통해 "메모리 반도체의 다운사이클은 고객사의 높은 재고가 원인으로 수요가 회복되는 올 하반기에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올해 D램 시장은 전년 대비 0.8%, 낸드플래시는 2.6%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전망은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D램 시장에서 40%대의 점유율로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D램 시장에서 43.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분기 41.2%, 2분기 43.2%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것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차세대 DDR5 D램 대중화를 선도한다. 사진/뉴시스
삼성전자는 올해 차세대 DDR5 D램을 앞세워 반도체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다질 계획이다. DDR(Double Data Rate)은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에서 규정한 D램의 표준 규격으로, 뒤에 붙는 숫자가 높을 수록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전력 소비 성능이 개선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업계 최소 선폭인 14나노미터(nm,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극자외선(EUV) 공정을 적용한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 EUV 장비를 활용하면 웨이퍼에 더 얇게 선폭을 그릴 수 있어 웨이퍼당 가격 경쟁력이 획기적으로 상승한다.
DDR5는 현재 범용으로 쓰이는 DDR4보다 속도가 두배 이상 빠르고 가격은 30%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올해 DDR5 도입으로 D램 규격의 세대교체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DDR5 D램 세대교체가 시작될 것"이라며 "DDR5은 DDR4 대비 높은 가격 프리미엄이 붙어 반도체 업체 수익성 제고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옴디아는 DDR5의 시장 점유율이 올해 10.7%에서 2024년 43.3%까지 증가해 메모리 시장 대세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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