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 새판짜기)①카드사, 플랫폼 대전환 예고
빅테크, 금융업 확장에 입지 축소
카드수수료 인하·대출규제에 업황 악화
생활플랫폼 전환으로 신사업 모색
"결제·대출 데이터 활용해야"
2022-01-13 06:00:00 2022-01-13 06:00:00
[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2금융사가 새판짜기에 돌입했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는 더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해지면서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금융거래 확산에 따라 입지를 넓힌 핀테크의 영향이 컸다. <뉴스토마토>가 디지털 전환의 파고를 넘기 위해 올해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2금융권의 전략을 짚어봤다. (편집자주)
 
카드사는 빅테크에 밀려 결제 사업에서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 정부발 규제 쓰나미까지 덮쳤다. 카드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당면한 위기를 벗어나려면 기존의 관습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해법은 플랫폼이다. 플랫폼에서 어떤 혁신을 추구하느냐에 따라 카드사의 미래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올 3분기 누적 순이익은 2조15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증가했다. 아직 4분기 실적이 반영되지 않았지만 이미 전년 한 해 순이익과 비교하면 9.9% 늘었다. 
 
 
코로나 국면에서 얻은 실적은 생산성 확대에 따른 과실이 아니었다. 오프라인 마케팅을 축소하고 인력을 감축해 얻은 불황형 흑자였다. 재난지원금 지급, 대출 수요 증가 등 코로나에 따른 부수적인 덕도 봤다.
 
올해는 그런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다. 우선 네이버, 카카오 등 빅테크가 선보인 비대면 간편결제 사용이 늘면서 기존 카드결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 여기에 카드 수수료 인하와 대출 규제로 자산 확대도 제한적이다.
 
카드사는 과거처럼 마른 수건 짜기와 같은 방식이 통하지 않자 근본적인 혁신안을 꺼냈다. 플랫폼의 변화를 토대로 한 질적인 사업 전환을 예고하면서다. 기존 결제에 국한된 플랫폼 기능을 생활금융 영역으로 확장해 신규 사업을 창출하고 수익원을 발굴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신한카드는 올해 업계 최고의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전사 변화를 관리하는 CX(고객경험)혁신팀과 부서 개념을 뛰어넘어 업무를 추진할 '싹(S.A.Q)' 조직을 개설했다. 생활영역 관련 서비스도 확충한다. 마이카(자동차), 마이샵(마케팅), 뉴올댓(쇼핑몰) 등 생활 기능을 강화하고 마이데이터, 마이크레딧(신용평가업) 등 미래 사업 고도화를 추진한다. 최근에는 국내 금융 플랫폼 최초로 NFT 조회 및 생성 서비스도 탑재했다.
 
국민카드도 업계 1위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겠다고 천명했다. 플랫폼 기반의 신규 사업을 확대하고, 메타버스 등 신기술을 활용한 미래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전략이다. 
 
삼성카드(029780)도 혁신을 기반으로 채널과 상품의 변화를 예고했다.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금융 테크 기업으로 입지를 다진다는 전략이다. 애자일(Agile) 조직 운영과 분기별 프로젝트 점검 시스템을 도입해 유연하고 속도감 있는 변화를 추진한다. 롯데카드는 초개인화 기반 큐레이팅 디지털 컴퍼니로의 전환을 내걸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도 플랫폼 기반 서비스 혁신을 화두로 제시했으며, 비씨카드 역시 생활금융 플랫폼으로의 육성 의지를 표했다. 
 
카드사들의 플랫폼 제고 전략의 궁극적인 끝은 신사업으로 가지를 뻗는 것이다. 플랫폼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를 축적함으로써 이를 활용한 컨설팅 사업으로까지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추후 플랫폼이 커머스, 미디어와 연계되면 무궁무진한 사업 모델을 발굴할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문가들도 카드사들이 고객과의 접점이 축소된 만큼 본격적으로 플랫폼을 통한 경쟁력 제고 전략에 착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종문 여신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카드사의 고객 접점이 과거에 비해 축소되고 있다"며 "카드사는 원앱으로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진화해 고객 접점의 회복과 함께 디지털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카드사들의 플랫폼 사업이 성과를 내려면 결제 및 대출 사업에서 얻은 경험과 데이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윤 연구원은 "카드사는 소비자와 가맹점을 아우르는 마케팅, 지급결제 서비스 및 대출 업무 등을 통해서 대규모 양질의 데이터 확보하고 있다"며 "내재화된 분석 역량과 고도화된 리스크 관리 능력을 강점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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