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연구진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대웅제약
[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2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바이오업계의 국산신약 개발 낭보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성과가 전무했던 것과 대비되는 대목이다.
23일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에 따르면 지금까지 개발돼 허가를 받은 국산신약은 총 33개 품목이다.
첫 국산신약 허가는 1999년
SK케미칼(285130) 위암 치료제 '선플라'였다. 이듬해 허가된 국산신약은 없었으나
대웅제약(069620)이 당뇨성 족부 궤양치료제 '이지에프'로 품목허가를 취득하면서 명맥이 다시 이어졌다.
2015년에는 5개 품목이 허가를 받으면서 가장 많은 국산신약 배출 연도로 기록됐다. 다만 당시 허가 제품 중
동아에스티(170900) '시벡스트로(24호 시벡스트로정, 25호 시벡스트로주)'는 개발사가 품목허가를 자진 취하하면서 현재는 보험급여에서 삭제됐다.
이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동안에는 매년 1~2개의 국산신약이 나왔지만
HK이노엔(195940)(당시 CJ헬스케어)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을 끝으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2년간 성과는 없었다.
오히려 2019년 허가 당시 제출된 자료와 다른 성분이 포함됐다는 이유로
코오롱생명과학(102940)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이하 인보사)' 허가가 취소돼 국산신약 대열에서 불명예 퇴출되는 일이 있었다. 이 때문에 인보사 다음으로 허가를 받은 국산신약들은 등재번호가 하나씩 앞당겨졌다.
2년간의 국산신약 공백은 지난 1월18일
유한양행(000100)이 폐암 치료제 '렉라자' 허가를 취득하면서 끝났다. 유한양행에 이어 허가받은 국산신약은
셀트리온(068270)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항체치료제 '렉키로나'다. 렉키로나는 2월5일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서 국산신약 목록에 이름을 올린 뒤 지난 9월 정식 허가를 획득했다. 그 사이
한미약품(128940)은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로 33호 국산신약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현시점에서 유력한 34호 국산신약 후보는
대웅제약(069620)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이다. 펙수프라잔은 HK이노엔 케이캡과 같은 P-CAB(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억제제) 계열의 치료제다. 기존 프로톤펌프 억제제(PPI) 기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보다 약효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오래 지속되는 점이 특징이다.
대웅제약은 국내 임상시험 3상을 마치고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와 별개로 미국과 중국 등 거대시장을 포함해 여러 국가와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펙수프라잔 허가가 나오면 대웅제약은 먼저 국내 시장에 자리잡은 케이캡과 경쟁 구도를 마련하는 한편 약 20년 만에 국산신약을 선보이게 된다.
회사 측은 작용 기전을 강점으로 삼아 국내외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P-CAB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제품이기 때문에 기전이 우수하고 작용 시간이 길다는 장점이 있어 미국뿐 아니라 신흥국가에서도 상당히 큰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며 "국내 허가 승인이 완료되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도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높여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세노바메이트는 한국과 중국, 일본에서 임상 3상이 진행 중이다. 이 밖의 지역에선 현지 출시가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선 국내 기업 중에선 처음으로 기술수출 없이 후보물질 발굴부터 임상을 거쳐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는 현지법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제품 직접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아일랜드에 본사를 둔 헬스케어 전문 글로벌 기업 엔도그룹과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캐나다 공략 채비도 마쳤다.
유럽 지역에선 6월 독일, 10월 덴마크와 스웨덴에 이어 최근 영국에서도 출시를 마쳤다. SK바이오팜은 파트너사를 통해 유럽 내 제품 출시 국가를 늘린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올해 초 한국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에서 임상 3상을 본격화했다"라며 " 엔도그룹과의 캐나다 상업화 파트너십을 통해 북미 시장 진출을 완료했으며 유럽에서도 파트너사 안젤리니파마를 통해 순차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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