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등용 기자] 현재의 청약·대출 제도는 신혼부부나 장애인 등의 취약계층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1인가구의 내 집 마련 기회는 좀처럼 잡기 쉽지 않다. 청약의 경우 정부가 분양 아파트 생애최초 특별공급에 1인가구 청약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공급량이 적고 당첨 가능성이 낮아 여전히 '하늘의 별따기'란 지적이 많다. 전문가들은 1인가구의 내 집 마련을 위해 대출과 청약 제도를 대폭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특별공급 청약은 그동안 소득과 자녀 양육 등의 요건을 충족한 사람들만 신청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주택 공급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신혼부부 및 생애 최초 주택 매수자 대상 특별공급 물량의 30%가 추첨제로 바뀌었다. 1인가구도 특별공급을 받을 수 있는 문이 조금이나마 열린 것이다.
그럼에도 1인가구의 청약 당첨 가능성은 여전히 낮은 상황이다. 부양가족 수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는 현행 청약 가점제에서 1인가구가 가점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사실상 전무하다. 오히려 주택 공급 물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특별공급 자격만 완화해 경쟁만 더 치열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강산 입법조사처 국토해양팀 입법조사관은 "1인가구 비율이 60%를 넘는 청년 가구 입장에선 청약 가점을 받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현행 청약 가점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후 특공을 통한 청년 1인가구의 주택 공급 실적을 점검해 1인가구에 대한 특공 자격 요건과 공급물량 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대출 지원 사업에서도 1인가구는 소외된 실정이다. 그나마 있는 사업도 대부분 전세자금대출이나 임대보증금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실질적인 내 집 마련을 위한 지원은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1인가구를 위한 청약 기회는 확대됐지만 대출 규제는 강화되고 있기 때문에 자금을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서 “청약제도 개편과 함께 공급을 확대하거나 대출을 지원하는 방안이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서울 도심의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정등용 기자 dyzpow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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