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권봉석
LG전자(066570) 대표이사 사장이 그룹 2인자에 해당하는 ㈜
LG(003550)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됐다. 취임 4년차를 맞은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최측근에서 보필하며 그룹 경영 전반을 이끌게 된다. 구 회장은 큰 틀에서 계열사 대부분의 대표이사를 유임하는 등 안정적 기조를 택한 대신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하며 혁신을 꾀했다.
LG그룹 지주사인 ㈜LG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2021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우선 가장 큰 관심이 쏠렸던 LG의 COO 자리에는 재계 예상대로 권봉석 사장이 선임됐다. 앞서 권영수 LG COO가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된데 따른 것이다. COO는 그룹 전체 경영 안건을 조율하고 구 회장을 가장 최측근에서 보좌하는 자리다.
㈜LG는 내년 1월7일 권 부회장의 ㈜LG 사내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 주주총회를 실시키로 했으며, 임시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하는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 사진/LG
이번 LG그룹 전체 임원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2018년 구 회장 취임 이후 실시한 네번의 임원 인사 가운데 최대 규모라는 것이다. LG그룹은 이번 2022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신규 임원 132명을 포함해 전체 179명이 승진했다.
이는 올해 양호한 성과를 기반으로 잠재력과 전문성을 갖춘 젊은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고객가치와 미래준비를 도전적으로 실행하고, 특히 상무층을 두텁게 해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사업가를 육성하고 CEO 후보 풀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다.
또 LG COO로 권봉석 사장을, LG전자 CEO로 조주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을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하는 등 일부 최고경영진의 변화를 꾀하면서도, 성과와 경륜을 고려해 대부분의 주력 계열사 CEO를 유임토록 하는 핀셋인사로 안정과 혁신을 동시에 고려했다.
이번 인사는 구 대표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장단워크샵과 사업보고회 등을 통해 "그 동안 흔들림 없이 추진해 온 고객가치 경영에 더욱 집중해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질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변화를 주도할 실질적인 실행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적극 육성, 확보해 미래준비에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맥을 같이 한다.
권봉석 LG COO 부회장. 사진/LG
권봉석, ㈜LG 대표이사로 '미래 성장 강화'
권 부회장은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한 후 모니터사업부장, 웨일스생산법인장, 스마트폰 상품기획 그룹장 등을 사업 및 제품기획, 생산 업무를 두루 거쳤다. 특히 2014년엔 ㈜LG의 시너지팀장을 맡았는데, 당시 시너지팀 부장이었던 구 회장과 인연을 맺었다. 2015년엔 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한 후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LG전자의 올 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3조7130억원, 2조1861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LG는 "권봉석 부회장은 LG전자 CEO로서 선택과 집중, 사업 체질 개선을 통해 사상 최대 실적 달성을 견인해 왔다"며 "향후 ㈜LG COO로서 LG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미래 준비를 강화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에 LG는 권봉석 COO 산하에 경영전략부문과 경영지원부문을 신설했다. 경영전략부문은 미래신규 사업 발굴과 투자 등을 담당하고, 경영지원부문은 지주회사 운영 전반 및 경영관리 체계 고도화 역할을 수행한다. 각 계열사가 고객 가치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경영전략팀장인 홍범식 사장이 경영전략부문장을, 재경팀장(CFO)인 하범종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경영지원부문장을 맡는다.
조주완 LG전자 신임 사장. 사진/LG전자
LG전자, 신임 CEO로 조주완 CSO
권 부회장 후임으로는 조주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CEO를 맡는다. 조 부사장은 캐나다, 미국 법인장 등을 거친 해외통이다.
이날 LG전자는 조 사장 외에 부사장 3명, 전무 3명, 상무 37명 등 총 50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지난해 승진 규모는 사장 1명, 부사장 3명, 전무 9명, 상무 43명으로 총 56명이었다.
이는 단기적인 사업 성과뿐 아니라 본원적인 사업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구광모 회장의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이 반영된 인사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고객경험 고도화를 위해 CS경영센터를 고객가치혁신부문으로 승격한다. 고객가치혁신부문장은 ㈜LG 전자팀장을 역임한 정연채 부사장이 맡는다. CSO부문 산하의 고객가치혁신담당은 고객가치혁신사무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고객가치혁신부문으로 이관된다.
LG전자는 고객경험 기반의 신사업과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홈어필리언스&에어솔루션(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 산하의 고객경험혁신실을 고객경험혁신담당으로 격상시켰다. 디자인경영센터는 미래 트렌드와 고객 중심의 사업 인사이트를 발굴하는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LSR(Life Soft Research)실을 LSR연구소로 격상했다.
LG전자는 4개 사업본부 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류재철 H&A사업본부장, 박형세 HE사업본부장은 해당 본부를 계속 맡는다.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장은 IT사업부장을 맡으면서 노트북 그램의 제품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고 PC사업의 턴어라운드를 이끈 장익환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장(VS)사업본부장은 VS스마트사업부장을 역임하며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의 높은 성장세를 이뤄낸 은석현 전무가 맡는다.
LG전자는 생활가전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H&A사업본부 산하에 냉장고사업담당을 신설한다. 베트남생산법인 내에 냉장고 생산라인을 새로 구축하고 생활가전 전반의 제조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법인 산하에 베트남생산담당을 둔다. HE사업본부는 TV사업운영센터를 신설해 TV사업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 TV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 위해 플랫폼사업담당 산하에 컨텐츠서비스담당도 신설한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미래기술센터장을 역임한 김병훈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맡는다. 미래기술센터는 정보통신 분야의 미래핵심기술과 공통기반기술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기 위해 ICT기술센터로 명칭을 변경한다. 센터장은 김병훈 신임 CTO가 겸임한다.
기업간거래(B2B) 분야의 기술과 사업 연계성을 강화하기 위해 CTO부문 산하의 선행R&BD센터는 B2B선행기술센터로 명칭을 변경한다.
CSO부문은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미래준비를 가속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실을 M&A담당으로 격상한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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