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와 내년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연간 4%를 유지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2.1%에서 2.3%로 높여 잡았다. 내년 물가 전망도 1.5%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오는 2023년 소비자물가와 관련해서는 2%보다 낮은 1.7%로 관측했다.
한은의 전망처럼 연말까지 국내 소비자물가가 치솟을 경우 내년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한층 무게가 실린다.
한은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높인 것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되고 있고 글로벌 공급병목 등 요인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는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특히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를 기록하면서 한은의 물가 안정 목표인 2%를 크게 웃돈 점도 상향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2% 급등하며, 지난 2012년 1월(3.3%) 이후 9년 9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바 있다.
한은 관계자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석유류 가격 상승폭 확대, 지난해 공공 서비스 가격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3%대 초반으로 높아졌다"며 "근원인플레이션율(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2%대 중반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전망 경로를 상회해 2%를 상당폭 웃돌다가 점차 낮아져 내년 중 연간으로 2% 수준을 나타낼 것"이라며 "근원인플레이션율은 1%대 후반 수준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이는 올해 4%, 내년 3%로 지난 8월 내놓은 전망치와 같다. 2023년 성장률은 2.5%로 제시했다.
한은이 기존 성장률 전망 유지한 것은 설비투자가 글로벌 공급 차질에 영향을 받아 다소 조정됐지만,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고 민간 소비가 백신 접종 확대와 방역 조치 완화에 힘입어 빠르게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3분기 성장률이 크게 둔화돼 4%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한 만큼 성장률을 더 낮추기도 어려웠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고용 상황은 취업자 수 증가가 지속되는 등 개선세를 이어갔다"며 "앞으로 국내 경제는 수출과 투자가 양호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민간 소비 회복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열린 정례회의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전망치를 2.1%에서 2.3%로 높이고 내년 물가도 1.5%에서 2%로 상향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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