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이재용, 모더나·버라이즌 경영진 연쇄 회동
'미래성장동력' 바이오·차세대 통신 육성 위해 팔 걷어
삼성, 240조원 투자 영역에 바이오·차세대 통신 포함
2021-11-18 14:25:12 2021-11-18 14:25:12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북미 출장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미국으로 건너간 뒤 제약회사 모더나와 현지 최대 통신사 버라이즌 경영진을 잇따라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미래성장사업'으로 콕 집은 바이오제약·차세대 통신 산업 발전을 위해 직접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부회장은 전날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을 만났다. 미팅은 아페얀 의장이 설립한 바이오 투자회사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본사에서 진행됐다. 이 부회장과 아페얀 의장은 이날 최근 진행된 코로나19 백신 공조와 향후 추가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7일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와 만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는 지난 5월 모더나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생산 계약을 체결하고 8월부터 생산에 나섰으며 지난달부터는 삼성이 생산한 백신이 국내에 출하돼 전국의 방역 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번 두 회동은 삼성의 미래 전략사업인 바이오와 차세대 통신 산업 발전을 위한 행보다. 삼성은 8월 코로나19 이후 전략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향후 3년간 신규 투자 240조원을 쏟아붓겠다는 계획을 제시하면서 반도체와 함께 바이오와 차세대 통신을 나란히 육성 영역에 포함했다. 
 
이 부회장이 경영 복귀 후 첫 미국 출장에서 두 회사 경영진을 잇따라 만난 것은 미래성장동력 발굴·육성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는 게 재계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회동은 삼성이 이전부터 바이오와 차세대 통신 영역 발전 의지를 계속 비추고 행동했던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간 성격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캠브리지에서 누바 아페얀 모더나 공동 설립자 겸 이사회 의장과 만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특히 모더나 경영진과 회동은 단순한 코로나19 백신 협력을 넘어 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강화를 통해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 신화'로 키우겠다는 삼성의 8월 청사진과 맥을 같이 한다. 당시 삼성은 코로나18 이후 백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고령화 추세가 심화되면서 바이오가 한 국가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전략산업이 됐다고 진단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앞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는 '공격적인 투자' 기조에 따른 5공장과 6공장 건설을 통해 CDMO 분야에서 절대우위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바이오의약품 외 백신 및 세포·유전자치료제 등 차세대 치료제 CDMO에도 신규 진출할 예정이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파이프라인 지속 확대 및 고도화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버라이즌 경영진과 회동 역시 8월 차세대 네트워크사업 리더로 성장하기 위한 신사업 영역·제품 포트폴리오 확장을 추진하겠다는 삼성 의지의 연장선이다. 현재 삼성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를 달성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세대 통신 기술 선행연구를 주도하고 있다. 앞으로 통신망 고도화·지능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에도 힘쓸 방침이다.
 
이 부회장은 14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전세기를 이용해 캐나다·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이 부회장의 해외 출장은 8월 가석방 이후 처음이며 지난해 10월 베트남을 방문한 이후 13개월 만이다. 특히 미국 출장은 2016년 7월 이후 5년 만이다. 이 부회장은 먼저 토론토에 있는 삼성전자 인공지능(AI) 연구센터를 방문한 뒤 미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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