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서윤 기자] 리튬이온배터리와 달리 화재 위험성에서 비교적 안전한 바나듐이온배터리(VIB)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첫 실증에 들어간다. 또 전기차 배터리를 재사용하는 프로젝트 8건에 대해서도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제5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열고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과제를 중심으로 총 14건을 의결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날 심의·의결된 과제는 VIB ESS 활용 도심형 전기차 충전소, 사용 후 배터리를 활용한 다양한 실증사업 등이다.
우선 스탠다드에너지는 VIB를 적용해 제작한 ESS를 도심 내 급속 전기차 충전기와 연계해 운영하는 실증 특례를 신청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현재 전기설비기술기준의 판단 기준상 리튬·나트륨·레독스플로우 계열의 이차전지를 활용한 ESS 기술 기준은 존재하지만, VIB를 적용한 ESS는 기술 기준이 없다. 이에 따라 사용전 검사 등 ESS 관련 인·허가 진행이 불가하다.
규제특례심의위는 VIB가 수계 전해액을 사용해 발화 안전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돼 다양한 실증을 통한 안전성 검증과 기술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보고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VIB ESS는 하이마트 압구정점 지상에 설치될 예정이다. 신청 기업은 ESS를 전기차 충전기의 보조 전력원으로 활용해 이용객들에게 무상 충전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다만 안전사고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산업부가 제시한 설치기준, 제품 안전성 검증, 옥외 전용 공간 설치 등 조건을 준수토록 했다. 향후 안전성이 확인되면 ESS 연계 도심형 급속 충전소 등 전기차 인프라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산업부는 기대했다.
아울러 배터리 재사용과 관련된 실증특례 8건에 대해서도 승인했다. 'SK온·SK에코플랜트 컨소시엄,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현대차 컨소시엄, 휴렘, SK E&S, 대은'은 전기차 사용 후 배터리를 ESS로 활용할 계획이다. 퀀텀솔루션, 대륜엔지니어링, 대은은 사용 후 배터리를 각각 전동스쿠터, 농업용 고소작업차, 태양광 가로등 배터리에 활용한다.
쿠팡로지스틱스의 수소전기트럭을 활용한 물류서비스, 한화임팩트의 수소혼소용 가스터빈 성능평가 등 탄소중립 관련 주요 안건들도 실증특례를 부여했다.
성남시청이 신청한 '자율주행 이동식 도서관 로봇'의 실증특례도 부여했다. 이에 따라 성남시 탄천 근교와 율동공원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비대면 도서 대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산업부는 이번 특례위에서 승인된 과제 14건을 포함해 총 183건의 과제를 승인했다. 올해 승인 건수는 81건에 달한다. 승인기업 중 94개 기업은 사업을 개시해 누적 매출액 623억원, 투자금액 1252억원을 달성했고 352명의 신규 일자리도 창출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최근 탄소중립과 관련된 다양한 사업 모델로 규제 샌드박스를 신청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탄소중립 등 산업 대전환을 위해 탄소저감 신기술 개발이 절실한 상황 속에서 신기술이 규제 애로 없이 조속히 산업현장에 적용될 수 있도록 규제 샌드박스가 돌파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5일 제5차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위원회'를 서면으로 개최하고 탄소중립과 디지털 전환 과제 중심 총 14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바나듐 이온 배터리(VIB)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진/산업통상자원부
세종=정서윤 기자 tyvodlo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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