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손준성 "공수처가 인권 침해"…인권위 진정
여운국 차장 등 4명 대상…"모욕적·억압적 조사" 주장
2021-11-08 18:07:57 2021-11-08 18:07:5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야당에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의혹의 핵심 피의자인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과정에서 인권 침해 행위가 있었다면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냈다.
 
손 검사의 변호인은 8일 "공수처의 수사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심각한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해 주임검사인 여운국 공수처 차장 등 4명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 진정은 피의자 소환 과정과 체포영장 청구 후 구속영장 기각까지의 과정에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등을 심각하게 침해했던 사실과 피의자 신문 당일 모욕적·억압적 조사, 주임검사 면담 거부 등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공수처는 경선 일정 등의 정치적 이유로 피의자 소환을 겁박했고, 도주의 우려가 전혀 없는 피의자에 대해 기습적으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기각된 바 있다"며 "이후 피의자 조사 없이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그 청구 사실조차 언론에 보도된 이후에 통지해 변론 시간을 빼앗는 등 방어권을 형해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성실히 소환에 응한 피의자 조사 과정에서도 주임검사에 대한 면담 요청을 거절했다"며 "변호인에게 '공격적으로 나온다', '눈을 똥그랗게 뜨고 말한다', '쓸데없는 데에 힘 낭비하지 말라'는 등 비상식적인 언행으로 일관했고, 조사 과정에서 피의자의 진술 기회를 제한하는 등 억압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덧붙였다. 
 
손 검사는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지난해 4·15 총선 직전 여권 인사와 언론인 등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전달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공수처 고발 사주 의혹 수사팀은 손 검사를 직권남용 등 4개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으며, 지난달 4일 처음 소환을 통보한 이후 손 검사가 계속해서 출석해 불응하자 같은 달 20일 체포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피의자가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체포영장을 기각했다.
 
이후 공수처는 손 검사가 마지막으로 약속한 지난달 22일에도 출석하지 않자 다음 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구속영장에 대해서도 "피의자에 대한 출석 요구 상황 등 이 사건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에게 정당한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넘어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에는 어려운 점, 심문 과정에서 향후 수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피의자 진술 등을 종합하면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해 구속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부족하다"면서 기각했다.
 
공수처는 이달 2일 손 검사를, 3일 이번 의혹의 또 다른 피의자인 국민의힘 김웅 의원을 각각 불러 조사했다. 김 의원은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서울 송파갑 국회의원 후보였던 지난해 총선 직전 2차례에 걸쳐 당시 선거대책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성은씨에게 여권 인사와 언론인에 대한 고발장, 검·언 유착 의혹 제보자에 대한 보도와 실명 판결문 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사건의 핵심 당사자로 지목돼 사전 구속영장이 청구된 손준성 검사(현 대구고검 인권보호관)가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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