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승호 기자] RTD 음료에 플라스틱 대신 종이 빨대를 도입하거나 무라벨 생수 제품 구색을 확대하는 업체가 잇따르고 있다. 기존 써오던 제품과 달라 사용을 꺼릴 것이란 우려가 있었으나 소비자들이 적응하면서 점차 거부감이 줄자 식음료업계는 친환경을 위한 행보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2일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동서식품은 스타벅스 컵커피 제품에 재활용이 가능한 종이 빨대를 도입했다. 종이 빨대가 적용되는 품목은 스타벅스 컵 커피 270ml 제품으로 카페라떼, 스키니 라떼, 에스프레소, 스무스 아메리카노다.
동서식품은 내달부터 스타벅스 컵커피 200ml 제품에 종이 빨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에는 맥심 티오피 컵커피 제품에도 종이 빨대를 순차적으로 적용할 방침이다.
매일유업(267980)도 지난달 자사 제품 중 처음으로 종이 빨대를 부착한 어메이징 오트 음료를 선보였다. 어메이징 오트는 귀리를 껍질째 갈아 만든 식물성 음료로 한국 비건인증원의 비건 인증을 받았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어메이징 오트 정식 출시 전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우선 판매한 결과 일주일동안 1만2500세트의 판매량을 달성했다.
종이 빨대가 적용된 스타벅스 컵커피(270ml) 제품, 사진/동서식품
무라벨 생수 제품도 점차 구색이 확대되는 추세다. 제주개발공사는 최근 무라벨 삼다수 제품 330ml 용량을 출시했다. 이로써 제주삼다수의 무라벨 제품은 330ml, 500ml, 2L의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업계 2위인
롯데칠성(005300)음료도 무라벨 생수 인기에 힘입어 아이시스8.0 에코 소용량(300ml) 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생수 뚜껑에 비해 높이와 무게를 30% 이상 줄인 숏캡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국내 생수 시장 빅3 업체인 제주도개발공사, 롯데칠성음료,
농심(004370)은 올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무라벨 제품을 시장에 잇따라 내놓은 바 있다.
식음료업계가 이처럼 친환경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 시장 반응 때문이다. 종이 빨대나 무라벨 생수 등은 기존 익숙하게 사용하던 제품을 대체하는 것인 만큼 소비자들이 사용을 꺼려할 것이란 우려가 존재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적응하면서 거부감이 점차 줄고 있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종이 빨대는 2018년 스타벅스가 우선적으로 도입하면서 탈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가속화했다. 최근에는 폴바셋이 전 매장에서 플라스틱 빨대를 없애고 종이 빨대를 사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벨이 없어지면서 제품 특색을 드러낼 곳이 사라져 생수 제조사 입장에서 우려가 컸던 무라벨 생수도 시장 반응이 좋은 상황이다. 제주도개발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온·오프라인에서 유통되는 전체 제주삼다수 판매량에서 무라벨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19.1%로 나타났다. 특히 삼다수앱 채널 내 제주삼다수 그린의 판매 비중은 82%까지 높아졌다.
롯데칠성음료도 상황이 비슷하다. 롯데칠성음료에 따르면 아이시스 에코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약 1억3000만개(500ml 페트병 환산 기준)가 판매됐다.
이성윤 제주개발공사 마켓기획팀장은 “제품의 얼굴에 해당하는 라벨을 없애면 판매에 불리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9월 기준 전체 판매량의 19%가 무라벨인 만큼 제주삼다수 그린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pet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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