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기아(000270)가 차량용 반도체 공급 부족에도 쏘렌토, 카니발, 셀토스 등 고수익 레저용차량(RV) 판매 확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전체적인 차량 판매는 줄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 수급 상황은 3분기 보다 4분기에 나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공급 부족 상황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기아 쏘렌토. 사진/기아
기아는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조327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9.7% 증가했다고 27일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7조7528억원으로 8.8% 늘었다.
기아는 "반도체 이슈 지속에 따른 일부 생산차질로 글로벌 도매 판매가 감소했고 원화 강세 등 경영환경이 비우호적이었지만 RV 등 고수익 차종의 판매 확대를 통한 제품 믹스 개선과 북미를 중심으로 한 인센티브 절감으로 수익성 확대 추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기아의 3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 줄은 68만4413대를 기록했다. 국내 시장에선 8.6% 감소한 12만4964대에 머물렀다.
국내 시장은 주력 RV 모델과 스포티지 등 신차에 대한 견조한 수요와 인기 차종들의 신차 효과가 길게 지속되고 있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 차질 영향으로 대기수요가 출고로 이어지지 못하며 판매가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해외 시장 락다운 영향으로 국내 판매 확대에 집중할 수 있었지만 올해는 반도체 공급 부족 영향이 국내 생산까지 이어져 판매 감소를 피할 수 없었다.
해외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0.6% 줄어든 55만9449대를 팔았다. 해외 핵심 시장인 북미 권역에서는 높은 수요에도 불구하고 가용 재고 부족으로 소폭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다. 유럽·인도 ·아중동 및 중남미 권역에서는 생산차질 최소화 노력과 주력 차종의 판매 회복으로 높은 판매 증가를 달성하며 전체 해외 시장에서의 판매 감소를 최소화했다.
3분기 매출액은 공급차질에 따른 판매여건 악화, 원달러 환율 하락 등 비우호적인 환경 속에서도 RV 모델과 신차 판매 확대 등으로 성장을 이어갔다. 매출원가율은 원자재 가격 인상 등 비용 증가 요인이 있었지만 고부가가치 차종 중심의 판매 믹스 개선에 따른 평균 판매 가격 상승 등으로 전년과 유사한 82.0%를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관련해서는 쏘렌토·카니발·셀토스 등 고수익 신차 판매 확대, 큰 폭의 인센티브 축소 및 효율적인 판매관리비 집행 등으로 수익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RV 판매 비중(중국 제외, 도매 판매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1.1%p 상승한 58.7%를 기록,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기아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4분기에도 지속되는 등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자동차 생산 정상화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한다.
기아는 이날 열린 올해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9월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 관련 이슈가 가장 어려운 시기로 보여진다"며 "9월보다는 현재 10월이 낫고 11월, 12월이 10월보다 나아질 걸로 예측한다"고 밝혔다.
이에 기아는 △전사적 역량을 동원한 부품 물량 확보를 추진하고 △생산 차질 최소화 및 효율적 재고관리를 통한 판매 최적화로 믹스 개선을 지속 추진하는 동시에 △코로나19 장기화, 인플레이션 우려 및 미·중 갈등으로 인한 대외 리스크 관리로 유동성 확보에 최우선적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기아 관계자는 "올해 남은 기간에도 확보된 반도체 재고를 감안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쏘렌토, 카니발 등 고수익 RV 모델과 스포티지, EV6 등 신차 판매에 집중할 것"이라며 "RV와 전기차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이고 수익성 확보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내년 EV6 판매량을 10만대 수준으로 예측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전동화 모델의 생산 및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확보를 추진하고 소프트웨어·서비스 부문 등 신수익 및 신사업 분야를 구체화해 나갈 방침이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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