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데이때 초록색 체육복 입지마"…세계 곳곳 '오징어게임' 금지령
드라마 모방한 SNS 영상·놀이 이이져
미국·유럽 학교들, 폭력성 주의보…"아이들 시청·모방 제한해야"
2021-10-26 06:00:00 2021-10-26 06:00:00
[뉴스토마토 조승진 기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지만 각국의 교육당국과 부모들은 고민이 많다. 오징어게임이 극한의 폭력 속에서 생존을 그린 드라마인 만큼 '시청 금지령'을 내리거나 드라마 속 복장이나 게임을 모방하는 행위를 차단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24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비영리단체인 아동정신연구소 등 전문가들이 '오징어게임'을 아이들이 보게 해선 안 된다는 조언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징어 게임'은 빚에 허덕이는 참가자들이 거액의 상금을 차지하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줄다리기' 등 어린이용 서바이벌 게임을 하는 내용으로, 패배자는 죽임을 당한다.
 
이 단체의 데이비드 앤더슨 학교·지역사회 프로그램 대표는 '오징어 게임'을 "400명이 넘는 참가자 중 오직 한 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전제하에 행해진 살인 축제"라며 "폭력 수준이 대부분의 프로그램보다 끔찍하다"고 평했다.
 
 
'오징어 게임'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오징어 게임'에서 영감을 받은 핼러윈 복장이 인터넷 검색 상위를 차지하고, 소셜미디어에서도 관련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미국 뉴욕주의 학교 3곳은 '오징어 게임' 복장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페이엣빌-맨리어스 초등학교는 학부모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오징어 게임' 의상은 잠재적 폭력성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우리 학교 복장 규정에 맞지 않는다"며 "장난감 칼, 총, 광선검 등 무기로 볼 수 있는 것들은 학교 지침에 따라 반입할 수 없다"고 당부했다.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초등학교도 핼러윈 데이에 '오징어 게임'에서 영감을 얻은 의상을 입지 못하도록 학부모 지도를 당부하는 안내문을 보냈다.
 
오징어게임 스틸 샷. 사진/넷플릭스
 
아일랜드 더블린 교외 달키에 위치한 캐슬 파크 초등학교는 아이들이 핼러윈에 ‘오징어 게임’ 속 캐릭터로 분장하는 것을 금지했다.
 
 
학교 측은 학부모들에게 “어린 학생들에게는 결코 적합하지 않다. 학생들이 이 드라마를 볼까봐 걱정된다”고 했다. 앞서 이 학교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운동장에서 ‘오징어 게임’ 속 놀이를 따라했다는 신고가 접수됐고, 이후 학부모-교사 간담회에서 오징어 게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해당 드라마가 청소년 관람 불가 등급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청하는 청소년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에서 이 드라마를 V-MA(성인 관람가) 등급으로 설정했지만, 부모가 시청 제한을 설정하지 않으면서 청소년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영상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드라마 속 어린이용 게임들을 모방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폭력적인 장면도 따라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 공립 학교인 '베이 디스트릭트'는 "저학년 학생들이 최근 게임 앱과 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부모 몰래 콘텐츠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이 때문에 일부 아이가 학교에서 특정 장면을 따라 하려 하고 있다, 실제로 아이들이 서로를 다치게 하려 했다”고 했다.
 
호주 시드니에 위치한 덜위치 힐 공립학교 교장 린다 위컴도 "6∼7살 아이들이 성인등급인 오징어 게임 시리즈를 시청했다"며 "이를 포함한 프로그램 속 부적절한 내용은 아이들의 운동장 놀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경고했다.
 
영국 런던 북동부의 존 브램스턴 초등학교도 아이들이 오징어 게임을 보고 운동장에서 서로 총싸움 놀이를 해 우려된다며 드라마 속 행동을 따라 하는 학생은 징계하겠다고 경고했다.
 
 
오징어 게임 코스튬은 시위에도 등장했다.사진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대규모 총파업 집회가 열린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대문역사거리에서 오징어게임 진행자 의상을 입은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뉴시스
 
조승진 기자 chogiz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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