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8개월여만에 재무 수장을 새로 영입한
엔씨소프트(036570)가 신작 게임 부진 등으로 인한 실적 반등을 이뤄낼 지 주목된다.
엔씨는 지난 6일 홍원준 전 한국UBS증권 IB부문 대표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임명했다. 홍 신임 CFO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하버드대학교 MBA를 거쳐 모건스탠리(홍콩), 샌토러스 캐피탈(영국) 등에서 근무했다. 엔씨는 홍 CFO 영입 사유로 "글로벌 투자 역량과 미래 성장 동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신임 CFO. 사진/엔씨소프트
홍 신임 CFO는 지난 2월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한 윤재수 전 CFO의 후임자다. 한메소프트 재직 시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연을 맺은 윤 전 CFO는 2004년 해외사업실장으로 엔씨소프트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전략기획실장을 거쳐 2014년부터는 CFO로 재직했다. CFO 산하에는 회계관리실, 재무관리실, 재무전략실, 투자실, IR실 등을 둬 투자와 재무 전반의 전략을 두루 살폈다. 이처럼 윤 전 CFO가 장기간 엔씨의 살림을 두루 맡았던 만큼 홍 신임 CFO의 어깨는 무거울 수 밖에 없다.
더욱이 현재 엔씨의 상황은 여러가지로 좋지 않다. 연초 불거진 확률형 아이템 논란은 잠시 일단락되는 듯 보였으나 신규 게임이 공개될 때마다 엔씨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지난 5월 출시한 트릭스터M이 출시 직후 반짝 인기를 끝으로 고개를 숙였고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불렸던 블레이드&소울2도 뚜껑을 열자마자 이용자들의 비판에 직면했다. 모두 '껍데기만 다른 리니지'라는 공통된 지적을 받았다.
이를 반영하듯 엔씨의 주가도 지지부진하다. 지난 2월만해도 100만원을 뚫었던 엔씨의 주가는 전반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블소2 출시는 주가 하락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다. 엔씨 주가는 블소2 출시 전만 해도 80만원을 상회했지만 블소2가 공개되던 8월26일 15% 급락했다. 엔씨는 게임 공개 후 2주간 세 차례의 업데이트를 통해 이용자 달래기에 나섰으나 주가는 60만원 아래로 내려왔다. 엔씨의 주가가 60만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향후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9월 한 달 동안 79개의 리포트가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는데, 이 중 엔씨소프트가 7개로 가장 많았다. 그 중에서도 신한금융투자는 목표주가를 16%나 낮추기도 했다. 민심을 잡기 위해 'pay to win' 구조를 포기하게되면 수익성도 함께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딜레마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엔씨의 반등은 리니지W에 달려있지만 블소2 공개 당시 경험한 바, 사전에 공격적인 대응을 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 역시도 엔씨의 목표주가를 8% 하향 조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홍 신임 CFO의 1차적 과제는 실적 개선과 주가 부양으로 모아진다. 다음달 초 글로벌향으로 공개하는 리니지W의 성공 여부가 그의 짐을 덜어줄 지 주목된다. 여기에 더 나아가 글로벌 투자 확대라는 책무도 있다. 그는 금융권 출신 중에서는 처음으로 엔씨의 최고책임자 자리에 올랐다. 업계 안팎에서는 홍 CFO가 글로벌 IB 업계에 오래 몸 담았던 만큼 김택진 대표의 숙원인 해외 시장 진출을 인수합병(M&A)을 통해 이뤄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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