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불법대출이나 도박 등을 권하는 휴대전화 스팸이 올해 상반기 14.5%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통사들의 스팸 차단율이 상승해 95%를 넘겼지만, 불법 스팸 증가세가 이를 뛰어넘었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 시기를 이용한 관련 스팸도 크게 늘어 국민 불편을 유발했다.
자료/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가 29일 발표한 '2021년 상반기 스팸 유통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유통된 휴대전화 스팸은 약 1966만건으로 지난해 하반기보다 14.5%(249만건) 늘었다. 이통사의 스팸 차단율은 95.8%로 2020년 하반기보다 2.3%p 개선됐지만, 불법스팸 증가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신고·탐지된 전체 스팸은 총 3455만건으로 직전 반기보다 17.5%(731만건) 줄었다. 이메일 스팸이 1489만건으로 2020년 하반기 대비 39.7%(980만건) 감소한 데 따른 결과다. 특히 중국에서 발송된 이메일 스팸은 1097만건으로 34.3% 줄었다.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스팸은 2020년 하반기 대비 16.6% 증가한 '휴대전화 문자스팸'이다. 지난해 하반기 607만건이었던 문자스팸은 올해 상반기 707만건으로 100만건 이상 늘었다. 발송경로별로는 대량문자발송서비스가 93.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 국내발 스팸이 80.6%, 국외발 스팸이 13.3%였다.
휴대전화 음성스팸은 1259만건으로 13.4% 상승했다. 발송경로별로는 유선전화가 49.4%, 인터넷전화가 35.7%, 휴대전화가 12.3%, 국제전화가 2.6% 순이었다.
자료/방송통신위원회
휴대전화 스팸 중 가장 많은 유형은 550만2733건을 차지한 불법대출(53.1%)이었다. 다음으로 도박(19.3%), 성인(12.1%), 금융(9.2%) 등이 뒤이었다. 휴대전화 음성스팸에서는 불법대출(79%)이, 문자스팸에서는 도박(43%)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자료/방송통신위원회
방통위는 특히 코로나19 관련 스팸이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신고 접수된 스팸 중 코로나19 관련 스팸은 20만1810건이었는데, 이 중 주식 테마주 추천이 9만4501건, 금융기관 등 안내 사칭이 5104건이었다. 이통3사(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가 차단한 코로나19 관련 스팸만 1673만건에 이른다.
방통위와 KISA는 불법스팸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중은행·이통사·문자중계사와 스팸 데이터 공유를 통한 사칭 스팸 차단 정책을 적극 추진 중이다. 방통위는 향후 불법스팸 전송에 사용된 번호를 차단하는 등 관계부처 합동대책을 마련해 은행권 사칭 스팸 등에 강력히 대응할 예정이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장기화되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운 사회상황을 악용한 주식투자·불법대출·도박 등 불법스팸이 증가하고 있다"며 "불법스팸 차단 정책을 적극 시행하고, 더불어 불법스팸 전송자·사업자에 대한 현장점검 및 단속을 강화해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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