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한님 기자] 트래픽 집중으로 품질이 저하된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를 5G 기술로 끌어올릴 방안이 마련됐다. 기술이 성숙하지 않아 활용도가 낮았던 5G 28㎓를 처음으로 일반 시민들이 체험할 수 있는 사례다. 와이파이망에 5G 28㎓를 적용하면 와이파이 속도를 10배 넘게 끌어올릴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28일 서울 성동구 신답역에서 '5G 28㎓를 활용한 지하철 와이파이 성능개선 실증 착수회'를 열었다. 이번 지하철 와이파이 성능개선 실증은 지하철 2호선 지선 5.4km 구간(신설동역~성수역)을 운행하는 4량 열차에서 시행된다.
지금까지 지하철 객차 내에서 와이파이는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인원이 사용하는 등 트래픽 과부하 문제로 제대로 된 속도를 내기 어려웠다. 지난해 정부 통신품질평가에 따르면 지하철 객차 내 와이파이 속도는 71.05Mbps로 카페나 식당(384.44Mbps)·터미널(383.86Mbps)·지하철 역사(367.77Mbps) 등 다른 공공시설의 5분의1 수준이었다.
정부는 여기에 5G 28㎓ 기술을 적용해 와이파이 속도를 약 10배 끌어올릴 방법을 찾았다. 일반적으로 5G 28㎓는 속도가 빠르지만, 도달거리가 짧아 적용할 수 있는 분야가 적었다. 하지만 터널 내에서는 5G 28㎓도 긴 도달거리를 확보할 수 있어 지하철 와이파이 품질 개선을 위한 대안기술로 제기됐다.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존 지하철 와이파이는 터널 내 LTE 기지국에서 보내는 통신 전파를 객차 안 와이파이 AP(공유기 개념)에서 받아 와이파이 사용자에게 전송하는 방식으로 이용했다. 와이파이를 뒤에서 받쳐주는 무선망인 '백홀'이 LTE 기반으로 운영된 것이다.
이날 공개하는 실증에서는 'LTE 기지국' 대신 '5G 28㎓ 기지국'을 활용한 백홀을 이용했다. 5G 28㎓ 기지국에서 보낸 전파는 지하철 열차 앞부분에 설치된 'CPE'라는 장치가 받아 광케이블 유선으로 각 객차 내 와이파이 AP로 전달하고, 각 객차의 와이파이 AP가 이를 사용자에게 보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와이파이 AP도 기존 Wi-Fi 4, 5에서 Wi-Fi 6E로 업그레이드해 동시 접속자 수와 속도 등을 개선할 전망이다.
박태완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700Mbps 정도는 나오지 않을까 보고 있다"며 "5G 28㎓ 자체로 나오는 속도는 사실 3~4Gbps까지도 나올 수 있지만, 이것이 또 변환돼 와이파이로 전달되다 보니 속도 손실이 있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지금 나오는 속도가 그 정도고 좀 더 노력하면 (속도가) 올라갈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에 과기정통부가 지난 3월부터 산·학·연 7개 기관을 모아 운영 중인 '5G 28㎓ 구축 활성화 TF'는 서울교통공사와 협의를 거쳐 지하철 2호선 지선구간에 5G 28㎓ 적용을 추진하게 됐다.
통신3사(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는 지난 6월 실증망 공사에 착수해 와이파이가 탑재된 단말만 있으면 5G 28㎓를 통해 초고속 무선통신을 이용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했다. 성수 지선 선로에 5G 28㎓ 기지국 26개와 열차 기관실의 수신장치(CPE) 10개, Wi-Fi 6E 공유기 20개 등 객차 내 통신설비가 설치됐다.
과기정통부는 오는 10월 말에서 11월 사이 해당 기술을 일반에 공개할 예정이다. 이는 5G 28㎓ 기술을 공장 등 B2B 시설이 아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활용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실증 구간 외 5G 28㎓ 확대 구축 구간은 과기정통부와 통신3사에서 검토 중이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이번 실증은 5G 28㎓ 활성화와 지하철 와이파이 이용환경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정부는 관련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니 통신3사도 5G 28㎓에 기반한 다양한 대국민 서비스를 발굴하는 한편 5G 28㎓ 구축도 지속 확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배한님 기자 b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