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기업, 미래차 '플래포머'로 전환"
엔비디아·퀄컴 자율주행 플랫폼 개발
MCU 중심 반도체 기업 미래차 시장서 경쟁력 낮아
"국내업계 완성차 중심 SW 플랫폼 개방해 생태계 구축"
2021-09-27 06:00:00 2021-09-27 06:00:00
[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기술 통합화 및 플랫폼화 추세에 따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글로벌 플래포머(Platformer)로서 시장 지배 전략을 강화하고 나섰다.
 
27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 '미래차 전환, 플래포머의 부각과 시사점'에 따르면 전장 아키텍처 고도화에 따라 현재 차량에 장착된 수십 개의 제어기 수는 감소하고 기능과 성능이 강화된 3~4개의 제어기로 통합되면서 소프트웨어(SW) 및 고성능 반도체 역량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플래포머로의 전환을 노리는 주요 기업(왼쪽부터 엔비디아, 퀄컴, 테슬라). 사진/한국자동차연구원
 
미국 거대 반도체 기업들은 기존 완성차 기업 및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중심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 대비 높은 기술 우위를 바탕으로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엔비디아는 2015년부터 자율주행 플랫폼 '엔비디아 드라이브(NVIDIA DRIVE)' 시리즈를 출시하고 있다. GPU 기술력을 바탕으로 많은 업체들과 자율주행 부문 협력 중이다. CPU 설계 기업 ARM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
 
퀄컴은 지난해 자율주행 플랫폼 '스탭드래곤 라이드'를 공개한 이후 기술 기업 '비오니어'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5G기반 자율주행 드론 플랫폼도 선보였다. 테슬라는 지난달 'AI데이'를 통해 차체 칩 'D1'을 공개하며 전기차 기업에서 플래포머로의 확장 가능성을 암시했다.
 
한자연은 "NXP·인피니온·르네사스·텍사스인스트루먼트 등 기존 MCU 중심의 차량용 반도체 기업들은 인공지능(AI)·5G·보안 등 고성능·신기술이 요구되는 미래차 시장에서 경쟁력이 낮거나 제한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거대 반도체 기업들이 자율주행 SW 및 컴퓨팅 플랫폼을 개발하고 이를 필요로 하는 업체에 라이센싱해 시장을 지배하는 구조를 실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플래포머들이 반도체부터 자율주행 SW까지 전 분야를 패키지화해 자동차 업체에 턴키방식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빅테크 기업들은 생태계 종속 탈피 및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자체 칩 개발을 확대하고 있다. 구글의 경우 자체 개발한 '구글 텐서' 칩을 자사 스마트폰 픽셀6에 장착해 퀄컴 의존도를 낮췄다. 또 자회사 웨이모는 삼성전자(005930)와 자율주행 칩을 개발하고 있다.
 
주요 완성차 기업들도 협력만이 아닌 독자 개발을 통한 기술내재화에 착수했다. 특히 현대차(005380)는 SW 관계사(현대오토에버(307950)·현대엠엔소프트·현대오트론)를 합병했고 현대모비스는 현대오트론 반도체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국내 업계는 미래차에 요구되는 반도체·SW 기술경쟁력 부족으로 해외 솔루션 의존도가 높다. 차량용 반도체는 대부분 해외제품에 의존해 왔으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부족을 계기로 공급망 다변화 및 국산화를 위한 국내 생태계 형성 역시 초기 단계다. 한자연은 국내 업계의 해외 기술 종속을 피하고 경쟁력 확보를 위한 개발·협력 생태계 구축 및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자연은 "고성능 반도체용 시스템 SW에 대한 대규모 사용권 확보가 필요함에 따라 국내 중소·중견 자동차 부품사 및 SW 전문사들이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며 "완성차 중심으로 SW 플랫폼 개방을 통한 개발 협력 생태계 조기 구축 및 확대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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