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산업 열쇠, 메타버스에 올라타라)①폴더블·TV 홍보에 채용·교육까지
삼성, 소비자 1000명 초대해 팬파티 진행…LG, 게임 속 'OLED 섬' 구축
BGF리테일, 가상 편의점에 스마트 자판기 설치…넥슨, 실시간 채용설명회
2021-09-27 06:00:00 2021-09-27 06: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김진양 기자] 메타버스는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의 합성어다. MZ세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세상이 어느덧 실생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 게임, 제조, 금융, 유통 등 일상의 곳곳에서 메타버스와 접목한 서비스들이 등장하고 있다.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2030대들이 소비의 주력군으로 부상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기업들의 발걸음이 분주해진 탓이다. 심지어는 정치인들도 메타버스 플랫폼에 올라타 젊은층 표심 공략을 시도하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메타버스붐에 의해 정부는 생태계 조성을 위해 팔을 걷었다. 또 업계에서는 10여 년 전 스마트폰이 가져온 혁명과 비슷한 수준의 변혁이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짝 유행이 아닌 '디지털 컨버전스'의 키가 될 것이란 얘기다. 메타버스가 그리는 새로운 세상을 <뉴스토마토>가 짚어봤다. (편집자주)
 
삼성전자(005930)LG전자(066570)가 각각 폴더블폰과 TV 홍보의 장으로 활용하는 등 산업계 전반에 걸쳐 메타버스를 제품 홍보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구직자를 위한 직무상담과 신입사원 교육까지 메타버스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며 점점 적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Z폴드3'·'갤럭시Z플립3' 홍보를 위해 처음으로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갤럭시 팬파티 '폴더블데이'를 진행했다. 사전 초청된 갤럭시 팬 1000명이 '폴더블데이'에 참여했고 일러스트레이터 '키크니', 피식대학의 '카페사장 최준', 고상우·이은호·정재환 작가 등이 출연해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LG전자는 3월 자사 핵심 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홍보를 위해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을 활용했다. 동물의 숲은 가상 캐릭터가 집과 마을을 꾸미고 이웃과 교류하는 커뮤니케이션 게임이다. LG전자는 게임 공간에 'OLED 섬'과 OLED의 자발광 특성에서 착안한 '릿(LIT) 섬'을 만들고 OLED TV 강점을 소개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진행한 폴더블데이 한 장면. 사진/삼성전자 유튜브 영상 갈무리
 
메타버스를 활용한 마케팅은 비단 전통 제조업에 국한하지 않는다. 유통, 금융, IT 등 업계를 막론하고 메타버스 관련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다. 
 
BGF리테일(282330)은 지난달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의 한강공원 맵에 'CU제페토 한강점'을 오픈한 데 이어 최근에는 최상위 월드맵 중 하나인 교실2 맵에 2호점인 'CU제페토교실매점'을 열었다. 교실매점은 MZ세대에 익숙한 학교 내 카페테리아 형태의 점포로, 자판기를 많이 쓰는 공간적 특징을 살려 CU가 현재 추진 중인 스마트 자판기도 설치했다. 또 실제 매장에서 인기가 높은 리치리치 삼각김밥, 확!실한 김밥, 시그니처 도시락 등의 간편 식품도 구비했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한강점을 오픈한 후 약 한 달 간 한강공원 맵 방문자 수는 2배 이상 증가했고 인증샷 수도 8배나 늘었다. 제페토 내 CU 관련 게시물은 2900여개, 조회수는 270만건을 돌파했다. 아바타가 입는 CU 패션 아이템은 22만개가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메타버스를 적용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기보다는 플랫폼을 활용한 여러 시도가 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워낙 분야 전반에서 메타버스의 중요성이 언급되고 있는 분위기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메타버스 신입사원 교육장 장면. 사진/LG디스플레이
 
기업들은 급기야 채용설명회, 신입사원 연수에도 메타버스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잡코리아가 지난달 365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채용전형 도입현황'을 조사한 결과 '채용설명회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응답자가 39.2%에 달했다. 실제 메타버스를 도입한 기업들은 자사의 콘텐츠를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 녹여내 구직자들에게 보다 직관적이고 흥미 있게 자신들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일대일 직무상담'을 8일부터 13일까지 진행했다. 삼성전자가 채용 관련해 메타버스를 활용해 구직자와 소통한 것은 이번 처음이었다. 플랫폼에 입장한 구직자들은 관심이 있는 사업부의 직무에 대해 일대일로 직무상담을 받았고 사업부별 직무 소개영상도 자유롭게 시청했다.
 
넥슨은 지난달 게임업계 최초로 게더타운을 통해 메타버스 채용설명회 '채용의 나라'를 개최했다. 자사의 인기 게임 '바람의 나라'의 맵을 메타버스로 구현한 채용의 나라에서는 게임을 하듯 채용 정보를 얻고 실시간으로 채용 담당자, 구직자들과 소통을 할 수 있었다. CJ ENM(035760)은 'KCON' 콘서트 무대를 배경으로 한 메타버스 채용 설명회를 열었고 CJ올리브네트웍스는 본사를 배경으로 꾸몄다. 
 
기업들의 새로운 시도에 MZ세대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최근 200명의 신입사원 교육을 메타버스로 진행했다. 그 결과 교육에 참여한 신입사원 91%가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교육 방식이 네트워킹에 효과가 있었다"고 답했다. 
 
김광연·김진양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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