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장원 기자]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1차 예비경선(컷오프) 결과, 8명의 후보가 2차 무대에 진출했다. 6차례에 걸쳐 진행될 TV토론이 2차 컷오프의 성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간 토론회가 빠진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드러냈던 홍준표·유승민 후보의 활약이 기대된다. 반면 정치 신인 윤석열 후보는 TV토론에서 고전할 것이란 게 여의도의 주된 평가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15일 지난 13~14일 진행된 예비 경선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나다순) 후보 8명이 2차 예비 경선에 진출했고, 박진·장기표·장성민 후보는 탈락했다.
1차 컷오프와 달리 2차 컷오프에는 총 여섯 번의 TV토론 일정이 잡혔다. 전문가들은 TV토론에서 홍준표, 유승민 두 후보가 사실상 '주연'으로 활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후보는 지난 1차 컷오프 일정에서 후보 간 토론회가 없는 점에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바 있다. 국민의힘은 윤 후보 측 반발로 후보 간 토론 대신 '비전발표회'와 '정책공약 발표회'를 진행했는데, 이를 두고 홍 후보는 "한 사람이 기피하니깐 학예회를 한다"고 했고, 유 후보도 "토론을 일부러 막으려고 한다"며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우여곡절 끝에 본격적인 후보 간 검증 무대가 차려지게 됐다. 수많은 토론 경험으로 단련된 홍준표·유승민 두 후보가 주목을 받으면서, 현재의 2강(윤석열·홍준표)1중(유승민) 구도에도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홍 후보의 경우 달변가인 데다 노련함까지 더해지면서 솔직·시원·간결한 화법으로 보수 후보로서는 이례적으로 2030 세대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얻고 있고, 유 후보는 경제전문가답게 정책 면에서 강점을 보이며 논리적으로 무장했다는 평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TV토론이 진행되면서 양상이 많이 바뀔 수 있다고 본다"며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지금보다 지지율이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정치를 오래 했고 정책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다"며 "토론에 강한 홍준표·유승민 후보가 부상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윤석열 후보나 최재형 후보는 다른 후보들보다 준비가 덜 돼 있기 때문에 토론에서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도 "홍준표·유승민 후보는 정치 경험이 많다"며 "전반적인 토론 태도와 내용, 메시지 구사력, 즉흥적인 질의응답 등 순발력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지율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고 했다.
TV토론을 거치면서 지지율 판세 또한 지금보다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도 이어졌다. 이종훈 평론가는 "홍 후보 지지율이 급상승한 기간이 불과 한 달"이라며 "TV토론을 거치면서 지지율 흐름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변동성이 굉장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본선 경쟁력을 생각 안 할 수 없는데, 세련되고 정리가 잘 된 공약을 택할 것"이라며 "이런 측면에서 나름 준비되고 합리적인 공약들을 제시하고 있는 유승민, 원희룡 후보가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선관위는 오는 16일 열리는 첫 TV토론을 시작으로 9월23일(혹은 24일), 9월26일, 9월28일, 10월1일, 10월5일 등 총 여섯 번의 합동토론회를 예고했다. 10월8일 진행되는 2차 컷오프는 당원 투표 30%, 여론조사 70% 비율로 후보를 8명에서 4명으로 압축한다.
정홍원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컷오프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문장원 기자 moon334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