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업계, 원통형으로 재편되나…협력사가 먼저 움직인다
디에이테크·신흥에스이씨, 원통형 배터리 생산 관련 발빠른 대응
2021-09-15 09:59:00 2021-09-15 09:59:00
[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전기차의 '심장'이라고 불리는 배터리(2차전지) 관련 부품 및 자동화 설비를  공급하는 코스닥 상장사가 잇따라 원통형 배터리 시장으로 영토 확장을 선언하면서 배터리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기존 각형, 파우치형, 원통형 등 다양한 배터리 수요에 맞춘 2차전지 산업 지형이 원통형으로 대거 재편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차전지 자동화설비 기업인 디에이테크놀로지(196490), 2차전지 부품회사인 신흥에스이씨(243840) 등은 최근 원통형 배터리 수요 확대에 대비해 발빠른 대응에 나서고 있다. 
 
신흥에스이씨는 최근 경기도 오산 지역에 신규 생산 거점 부지를 확보하고 원통형 배터리 부품 생산 설비를 구축했다. 구체적인 원통형 부품의 생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신규 2개의 생산라인에서 월 1만개 이상 원통형 부품을 생산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흥에스이씨는 삼성SDI에 전기차 배터리 주요 부품을 공급하는 협력사다.
 
디에이테크놀로지는 원통형 배터리 시장 진출과 관련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협업 논의가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디에이테크놀로지는 LG에너지솔루션의 1차 벤더로 각형과 파우치형 배터리를 중심으로 2차전지 자동화 설비를 공급해 왔다. 
 
디에이테크 관계자는 “파우치형 뿐만 아니라 원통형, 대형 배터리 시장 공략을 통해 미래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해외 완성차 업체와의 프로젝트 진행 및 공급 설비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 및 해외 업체들과 노칭(Notching), 스테킹(Stacking) 등 공급 계약을 협의 중이며 원통형 배터리 분야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계약이 성사된 이후 공시를 통해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차전지 관련 대기업 협력사의 원통형 배터리 시장 진출이 2차 전지 업계의 지형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외 전기차 회사와 배터리 수주 계약에 나서야 하는 국내 대형 배터리 기업이 프로젝트 진행을 위해서는 관련 사안에 대해 협력사와 논의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 원통형 배터리의 경우 테슬라가 지난해 '배터리데이'에서 '4680 배터리'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이후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테슬라의 4680 배터리는 지름이 46mm, 높이가 80mm 크기의 배터리를 뜻한다. 해당 배터리는 기존 2170 배터리 대비 5배의 에너지를 저장하고, 출력은 6배가 높다고 소개된 바 있다. 주행거리는 16% 가량 향상되며 Kwh당 비용도 14%가 낮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테슬라가 원통형 배터리의 효율화와 대형화를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대형 원통형 배터리 양산이 시작될 경우 완성 전기차를 생산하는 기업에서 채택될 확률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각국의 배터리 업체들이 원통형 배터리 연구개발에 속도를 내면서 본격적인 상용화가 가까워지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원통형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의 사업 확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올해 미국 전기차 업체인 리비안에 전기차용 원통형 배터리 공급을 시작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은 지난해 10월 컨퍼런스콜에서 기존 에너지 대비 밀도 5배, 출력 6배 이상의 신규 폼팩터 제품 개발을 언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해당 발언이 테슬라의 4680 배터리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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