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동지훈 기자] 전국 초·중·고교 2학기 개학이 본격화하고 환절기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추가 확산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등교 확산에 앞서 백신 접종이 없었다는 지적과 함께 자가검사키트 활용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20일 교육부 등에 따르면 전국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는 이번 주부터 2학기 개학을 맞아 등교 수업을 진행한다. 초등학교는 오는 23일부터 개학한다.
등교 인원은 지역별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에 따라 달라진다. 거리두기 4단계가 적용 중인 수도권 중학교는 다음달 3일까지 3분의 1이, 고등학교는 1~2학년의 절반이 등교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등교 수업을, 3~6학년은 원격 수업을 받는다.
거리두기 3단계 지역인 비수도권의 중학교에선 3분의 2가 등교할 수 있다. 고등학교에선 1~2학년 절반이 등교하거나 전면 등교할 수 있다. 초등학교 1~2학년은 매일 등교하며 3~6학년은 4분의 3이 등교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마친 고등학교 3학년에는 밀집도 조치의 예외가 인정되며, 모든 등교 학생은 '학생 건강 상태 자가 진단 앱'을 활용해 건강 상태를 점검한다.
전문가는 백신 접종 없이 등교 확대가 추진된 점을 지적한다. 백신 물량이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2학기 학사 일정만 강행해 학교 내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기 고려대 약학대 교수는 "우리나라는 고등학교 3학년을 제외하면 학생들에 대한 백신 접종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라며 "등교 확대나 전면 등교를 추진하기에 앞서 백신접종도 같이 추진해야 했는데, 등교 확대만 먼저 시행하다 보니 감염의 우려가 제기된다"라고 말했다.
학교 내 감염이 일어난 경우 증상이 경미해 초기에 알기 어려운 점도 문제다.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코로나19에 감염되면 기저질환자를 제외한 대부분은 경미한 증상을 보인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무증상 감염자로 인한 확산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자가검사키트 활용 대안을 제시했다. 증상이 나타나면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되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기 위한 방안으로 자가검사키트를 도입하자는 주장이다.
천 교수는 "자가검사키트 사용은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기 위한 것"이라며 "영국 같은 경우 국가에서 무료로 자가검사키트를 배송해서 결과를 등록하게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기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사용하면 빠르게 확진자를 찾아낼 수 있다"라면서 "지금처럼 많은 확진자가 나오는 경우 자가검사키트를 시범적으로라도 도입하면 확진자 발생 비율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름을 지나면서 환절기에 접어든 점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감염 초기 감기와 증상을 헷갈려 선별검사소 방문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환절기가 도래하면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코로나19인지 감지인지 스스로 알기 어렵다"라며 "특히 어린이들은 감기에 걸리면 발열 증상을 보여 코로나19에 따른 호흡기 증상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가 진단이 되지 않으면 선별검사소에 방문하지 않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라며 "그만큼 다른 사람과의 접촉 기회가 늘어나면서 확산의 우려도 커진다"라고 덧붙였다.
동지훈 기자 jeeh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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