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30년 가까이 부장교사 보직에 남성 교사만 임명한 서울 양천구 소재 A사립중학교의 인사 관행이 성차별이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진정이 제기된 A중학교 교장에게 "부장 보직 임명 시 여교사와 남교사 간 성비를 고려하는 등 남성 중심적 관행을 개선하라"고 27일 권고했다.
진정인은 지난 1995년 A중학교에 부임한 이후 남성 교사에게만 부장 보직이 부여됐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진정인은 "30년이 넘는 교사 경력에도 학교 운영의 집행부인 소위 '부장'이라는 보직을 받은 적 없으며 본인뿐 아니라 여성 교사는 부장이 된 적 없다"면서 "본인의 문제 제기로 2021년에는 여성 교사 2명이 부장이 됐지만, 이번에도 내게는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중학교는 여교사에게 부장 보직을 맡기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진정을 낸 교사가 1992년에 처음 부임했고, 고연령층의 남성 교사가 많았던 시기에는 여성 교사의 경력이 짧아 부장 교사를 맡을 수 없었다"고 소명했다. 또 "부장 보직은 승진의 개념이 아니라 오히려 힘들고 어려운 자리여서 요즘 교사들이 부장 보직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에 여성 교사에게 부장 보직을 부여하지 않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인권위는 "여교사들보다 부임 시기가 늦은 남교사가 부장 보직에 임명되기도 했다"며 "고령층 남성 교사 인사 적체와 짧은 교사 경력 등을 이유로 여교사를 배제했다"는 학교 측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국가인권위원회. 사진/뉴시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