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배터리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확보를 위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외 소재 기업과 합작사(JV)를 설립하고 생산라인을 확대하는 등 안정적인 배터리 생산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20일
SK(034730)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전문 계열사 SK머티리얼즈는 미국의 배터리 음극 소재 기업인 그룹14 테크놀로지(이하 그룹 14)와 합작해 'SK 머티리얼즈 그룹14'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SK머티리얼즈는 약 604억원을 투자해 실리콘 음극재 생산에 나선다. 합작회사의 지분율은 SK머티리얼즈가 75%, 그룹14가 25%로, 본사는 국내에 마련될 예정이다. 실리콘 음극재는 배터리 생산에 주로 사용되는 흑연 음극재에 비해 주행거리를 향상하고 충전시간을 단축하는 차세대 소재다. 앞서 SK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2월 그룹14에 1300만 달러(한화 약 149억원)를 투자해 지분율 10.3%를 확보하고 3대 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이처럼 SK는 계열사를 중심으로 배터리 소재 생산력을 확대 중이다. 양극재의 경우
SK이노베이션(096770)이 지난 5월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 소재 전문 기업 BTR과 약 3500억원을 투자해 중국 현지에 연산 5만톤 규모 공장을 짓고 있다. 합작사는 전 SK이노베이션이 25%, EVE에너지가 24%, BTR이 51% 지분을 보유한다. 양극재는 배터리 원가에서 약 3~40%를 차지하고는 등 기술 장벽이 높은 고부가 소재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폴란드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공장 건설 현장. 사진/SK이노베이션
분리막 사업은 최근 상장한
SK아이이테크놀로지(361610)(SKIET)가 맡고 있다. 분리막은 양극재와 음극재의 접촉을 막아 단락과 화재를 예방한다. SKIET는 지난 3월 약 1조원을 투자해 폴란드 분리막 공장 생산 능력을 올해 말 13억6000제곱미터(㎡)에서 오는 2024년까지 27억300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기차 273만대 분량에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는 물량이다. 지난해 말 기준 SKIET의 습식 분리막 시장 점유율은 26%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SKC(011790)는 동박제조 자회사 SK넥실리스는 음극재 원료인 동박 생산력 확충을 위해 현재 말레시이아에 공장을 증설 중이다. 지난 7일 SKC는 말레이시아 법인에 2500억원을 추가 투입했다. 상업가동이 시작되는 오는 2023년 SKC 동박 생산능력은 현재 3만4000톤의 3배인 10만2000톤으로 확대된다.
지난 14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 육성 및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LG화학은 2025년까지 전지 소재 중심 이모빌리티에 6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회장이 손에 들고 있는 소재는 Bio-balanced SAP(횐색)과 양극재. 사진/LG화학
LG(003550)도 소재 사업 확장을 꾀하는 중이다.
LG화학(051910)은 2조7000억원을 투자해 청주 공장 양극재 생산능력을 지난해 4만톤에서 올해 8만톤까지 두 배 확대한다. 올해 하반기 구미공장 신설까지 고려하면 오는 2026년까지 26만톤 규모의 양극재 캐파를 갖추게 된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화학은 세계 3대 습식 분리막 업체인 일본 도레이와 유럽에 분리막 제조 합작 공장 설립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LG화학은 지난 2015년 분리막 국내 설비를 도레이에 매각하고 중국 등 외부로 부터 분리막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 급성장에 따라 안정적인 공급기반을 다질 필요성이 높아진 만큼 사내 분리막개발팀을 신설하는 등 관련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있다.
또 국내 배터리 1위 기업인 LG에너지솔루션의 대전 연구개발(R&D) 캠퍼스는 고용량 사원계 양극재, 고용량 실리콘계 음극재 등 차세대 소재와 미래형 공정 혁신을 꾀할 방침이다.
삼성SDI(006400)는 1800억을 들여 국내 최대 양극재 제조업체 에코프로비엠과 합작사 에코프로이엠을 설립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연 3만1000톤 규모 양극재를 생산하고, 2024년까지 생산량을 18만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소재는 배터리 성능과 품질과 안전을 좌우하는 만큼 국내 3사의 소재 내재화 경향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끊어내기 위해서라도 자체 생산이 시급한 상황이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3사의 배터리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36.2%로 1위를 차지했지만, 소재 부문의 경우 중국 업체 비중이 △양극재 57.8% △음극재 66.4% △분리막 54.6% △전해질은 71.7% 등에 달했다. 소재 시장 규모는 지난해 213억달러(약 24조5163억원)에서 오는 2030년 1232억달러(약 141조8032억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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