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학의 불법출금 공소장' 변경 허가
검찰 "출금 과정에 조국·이광철 등 개입" 주장
이규원 "위법 기소"주장은 배척…이성윤은 재판 병행
2021-06-15 17:13:01 2021-06-15 17:13:01
[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공소장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 청와대 민정라인이 개입한 정황이 추가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김선일)는 15일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과 이규원 전 대검찰청 검찰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의 2회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출국금지 과정에 '조국 전화' 포함
 
검찰은 김 전 차관 출국 금지 과정을 공소장에 보충했다. 차 본부장이 김 전 차관 긴급 출국금지 권한이 없음을 알고도 지난 2019년 3월 출국을 막는 과정에서 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 등이 전화로 관련 내용을 주고받았다는 내용이다.
 
당시 차 본부장이 김오수 당시 법무부 차관에게 전화해 이 검사 요청으로 출국금지하겠다고 보고했고, 과거사위 간사인 이용구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에게도 이 내용을 전했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추가됐다.
 
검찰은 "이 실장은 차규근 본부장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그대로 당시 윤대진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전달했다"며 "이후 윤 국장은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인 조국에게 전화해 이 실장으로부터 들은 내용을 전달했고, 이를 들은 조 수석은 즉시 청와대 이광철 민정비서관(당시 선임행정관)에게 전화해 '김학의가 출국을 시도하고 있다고 한다. 법무부 관계자가 하는 말이, 대검 진상조사단 측에서 출국금지를 요청하면 법무부가 이를 받아서 바로 출국금지를 해주겠다고 하니 빨리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소속 검사에게 이 내용을 전달하고 조치가 이루어지도록 하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후 차 본부장은 이 비서관을 통해 이 검사 연락처를 받았다. 이 비서관은 이 검사에게 대검의 출국금지 허가 여부를 확인해 주겠다며, 차 본부장은 이 검사의 실무를 돕기로 법무부와 얘기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후 이 비서관이 조 수석에게, 조 수석은 윤 국장에게 이 검사의 요구사항을 전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윤 국장은 봉욱 당시 대검 차장검사에게 전화해 이 검사가 내사번호로 김 전 차관 긴급출국금지를 했다고 전한 다음, 다시 조 수석에게 전화해 봉욱 차장과의 통화 내용을 전했다는 공소사실도 포함됐다.
 
검찰은 "조국 수석은 이광철 비서관에게 다시 전화해 '법무부와 대검이 급하게 소통했는데, 검찰총장은 늦은 시각이라 연락이 닿지 않고, 대검 차장과 연락이 닿았는데 지금 급박한 상황이니까 이규원 검사가 출국금지를 요청하는 것을 허락하겠다고 했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이에 이 비서관은 이 검사에게 전화해 '시간이 늦어 그런지 검찰총장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조 수석께서 봉 차장과 연락해 사정을 얘기했더니, 봉 차장이 네가 출국금지 요청하는 것에 대해 오케이 했다고 한다. 너는 실행해도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주장도 했다.
 
이 검사가 긴급 출국금지 요청 기관과 사건 번호 기재 기관 불일치에 따른 문제에 대비해 일반 출국금지 요청서를 준비해야 하는 상황을 이 비서관과 김태훈 당시 대검 정책기획과장에게 알렸다는 부분도 공소사실에 추가됐다.
 
재판부는 공소장 변경을 허가했다. 이 검사와 차 본부장 측도 공소장 변경에 동의하고 혐의 부인 입장을 유지했다.
 
검찰은 공소제기 이후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과 이용구 전 실장, 이종근 당시 정책보좌관, 이광철 비서관, 윤대진 당시 검찰국장, 문무일 전 검찰총장 등의 진술조서 등을 추가 증거로 제출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준비기일인 8월 13일 오후 2시에 증거에 관한 의견을 듣고 증인 신문 계획도 세울 예정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원에서 열리는 '입시비리 및 감찰무마' 관련 10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윤 서울고검장 심리는 병합 안해
 
이날 재판부는 자신에 대한 공소 제기가 위법하다는 이 검사의 주장을 헌법재판소가 받아들이지 않아 재판을 계속 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성윤 서울고검장 사건은 병합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헌재의 각하) 취지는 법원 재판 과정에서 본인의 권리 보장이 가능하고, 법원의 재판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헌재가 개입할 수 없다는 취지로 이해하고 있다"며 "재판부에서 지금까지 검토한 바로는 검찰의 공소제기가 위법하다는 명확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수원지검은 이 사건을 지난 4월 공수처로 이첩했다. 이후 공수처는 수사 여건 미비를 이유로 검찰에 사건을 돌려보내고, 기소 시점에 다시 송치하라고 했다. 이후 수원지검은 지난달 1일 두 사람을 기소했다. 이에 이 검사는 공수처의 재이첩 요청을 무시한 검찰의 기소가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심판을 냈다.
 
재판부는 공판 말미에 이 고검장 사건을 병행심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관련이 있지만 쟁점은 방향이 조금 다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규원 검사는 지난 2019년 대검 진상조사단 근무 당시 허위 사건번호로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 요청서를 접수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차규근 본부장은 출입국 관리 책임자로 이 검사 위법 행위를 알면서 조치하지 않은 혐의다. 김 전 차관 개인정보를 중점관리대산 등록시스템에 입력해 출국 동향 감시를 지시하고 관련 정보를 이 검사에게 건넨 혐의도 있다.
 
이 고검장은 대검 반부패부장이던 2019년 6월 수원지검 안양지청이 이 검사 수사를 보고하자 외압을 넣어 멈추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불법 출국금지 조처 의혹을 받는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지난 3월 5일 오전 경기도 수원지방법원에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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